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기독교사상 5월호』에서는 ‘특집- 결혼, 이혼, 비혼동거’를 마련해 가족 변화라는 시대적 흐름 앞에서 교회는 어떻게 대응하며 목회자의 설교는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했다.

이에 책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나’라는 존재를 세상에 있도록 해준 부모님,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자란 자식들과 함께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사람들이 애쓰는 기간이다. 동시에 가정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면서, “그런데 언젠가부터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 가족에 대한 의미도 달리 해석되고, 가족의 구성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만혼화는 물론이거니와 비혼과 동거, 딩크(DINK)족, 1인가구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점차 우리 사회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세대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경제적 여건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을 짚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점차 달라지는 가족 구성의 양상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구체적인 통계 수치 ∆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지난 10년간 의 변화 ∆성서적 관점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교회가 이런 사회적 변화를 맞이하는 자세 등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했다.

이번 특집에는 장혜경 박사(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가 ‘결혼, 이혼, 재혼 등 최근의 가족 변화와 그 시선’, 김소형 연구위원(가족구성권연구소)이 ‘결혼 제도는 사라지는가, 정상 가족은 사라지는가’, 장양미 박사(이화여자대학교 신약학 전공)가 ‘사람은 결혼해야 하는가: 비판적 성서 독해를 통한 통찰의 모색’ 등의 주제로 참여했다.

먼저 장혜경 박사는 결혼이나 이혼, 재혼 등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얼마나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통계를 통해 살폈다.

우선 장 박사는 우선 혼인 건수의 감소, 초혼과 재혼 연령의 증가, 이혼율의 증가, 출산율 감소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수치로 소개하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데,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20년 사이에 매우 낮아졌으며, 이혼이나 재혼을 반대하는 태도 또한 매우 낮아졌다고 봤다.

더불어 외국인과의 결혼을 찬성하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하고,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지는 데 찬성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도 눈에 띤다고 했다.

결국 장 박사는 “혼인과 관련된 인식의 변화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는 가족의 형태나 구성을 변화시켜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라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소형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사회가 동거나 비혼 등 법률적 의미의 혼인이 아닌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인식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두 가지 통계자료(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2019년 여성가족부의 “가족다양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동거에 대한 수용 여부는 연령대에 따라 다소 편차를 보이나, 평균적으로는 63.3%의 사람이 동거를 찬성/수용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비혼에 대해서도 연령대에 따라 의견 차이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나, 전체 응답자의 77.7%가 수용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사실혼이나 비혼동거 등 법률혼 이외의 혼인에 대한 차별 문제에 대해 다수의 응답자가 차별을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또한 사람들이 가족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지금, 국민의 절반 이상이 동거를 동의•수용 ∆비혼, 결혼 제도에 대한 인식 변화 ∆법률혼 이외의 혼인에 대한 차별 폐지의 목소리 등 세 가지 질문을 통해 거주와 생계가 새로운 가족 정의에서 주요 요소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결혼제도가 사라질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소위 ‘정상 가족’의 절대성은 이미 절반 이상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장양미 박사는 전통적인 결혼 제도가 무너지는 현실에서 성서의 관점에서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는지를 살폈다.

장 박사는 “가부장제적 결혼 제도를 신성하게 여기는 성서의 몇몇 구절들은 유대전쟁 이후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떨어져 나오면서 로마제국의 질서 안에서 살아갈 방편으로 로마의 가정규례 원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복음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음을 말하였다”며, “그리고 예수의 공생애를 통해 볼 수 있듯, 예수의 행위와 선포는 가부장적 질서를 타파하고 평등의 가치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장 박사는 “가부장제적 결혼 제도는 구원의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열린 생각, 다양한 대안의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한 가부장적 결혼 제도의 변화는 사회의 불의한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개혁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두 가지 통찰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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