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열 목사.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어느덧 4개월째를 지나고 있다. 생전 본적도 없는 불청객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에 내몰았고, 여전히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4,114,199명이 감염되어 이 중 284,863명이나 사망(05.12. 09시 기준)했다. 우리나라도 10936명의 확진환자 중 9670명이 완치되어 격리가 해제되었고, 치료중인 환자는 1008명이다. 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도 258명이나 된다. 정부와 각 지자체의 노력으로 선방은 하고 있지만,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소위 ‘깜깜이’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언제든지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자마자 터진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현실이 되어 버렸다. 정부는 물론 국민들까지 힘들게 지켜왔던 코로나19 최전방이 뚫리기 직전이다. 이제 와서 성급한 생활방역으로 전환이 아니었냐고 지적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잘못된 생각이 만들어낸 인재다.

솔직히 그동안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을 때 모두의 바람은 하루라도 빨리 생활전선으로 돌아가 멈춰버린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이었다. 임대료도 낼 형편이 되지 못해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고, 일자리를 잃어버린 가장들의 한숨은 하늘을 찔렀다. 국민들의 아픔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던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원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고, 국민들은 당장 내일을 살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그렇게 어렵사리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 시작됐고, 닫았던 학교의 문도 열렸다. 지치고 힘들었던 국민들 모두가 새로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빗장을 잠시 풀자마자 코로나19는 귀신처럼 가장 취약한 부분을 파고들었다. ‘걸려도 젊으니까 위험하지 않다’는 무책임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청년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자신들의 유흥문화에 흠뻑 취했다. 열이 나고, 설사를 하면서도 흥은 멈추지 않았다.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아낌없이 코로나19 비말을 마음껏 품어댔다. 그렇게 정부와 국민들의 지금까지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정말 ‘자신들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을까, 아님 ‘걸려도 젊으니까 위험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을까. 분명한 것은 자신의 ‘나 하나쯤이야’라는 철없는 생각이 자신의 가족들 건강까지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본인은 살고,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위험에 처해도 되는지 되묻고 싶다. 결코 그렇지 않다. 세상은 ‘나’만이 살 수 없다.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개인이기주의적인 생각은 사악한 코로나19의 위세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이는 비단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됐기에 이제 일상이 전쟁터이다.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한순간에 위험에 처하게 만들고, 국가의 안정화된 시스템마저 혼란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두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외칠 수 없다. 우리가 다시 마음껏 손을 잡고, 포옹하고, 함께 밥을 먹고, 노래를 부르며, 어울리는 삶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면, ‘나 하나쯤’이란 생각을 버리자.  

군남반석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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