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헌 철 목사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신5:16)”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본분이 무엇이며, 행하여야 할 도리가 무엇인지 분별력을 상실한 까닭에, 자신의 부모님에게 “저 웬(원)수”라는 안타까워하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악함에 사로잡혀 사는 자들이 더러 있다. 그들은 오직 자기의 욕구만을 생각하기에, 부모를 거역하고, 증오하며, 나아가 살해하기까지 하며, 폭력, 모욕, 무례, 건방, 변덕스러움을 보이며, 또한 퇴폐, 자살, 가출 등, 스스로 저버리는 불효를 자행함으로 부모님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한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이라 자처하며 집안 살림을 개의치 않을 정도로 교회나 사회봉사 등에 열심을 내는 이들을 보게 된다. 밖에서 대하는 신앙인들에게는 참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그들은 때론 광신자란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을 품고 일하기도 한다. 그러한 봉사자들이 많이 있는 교회를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그 열심을 하나님께서는 어찌 여기실까? 아마도 그들은 봉사하는 이상으로 자기 부모님에게 효도하며 보살펴 드리겠지?

우리 이웃에 커다란 집에 외롭게 홀로 계시며 이웃에서 제공하는 반찬을 기다리는 팔순을 넘기신 할머니들도 계신다. 처가 반찬 봉사를 할 때의 이야기다. 반찬을 배달하고 돌아올 때면 서글픔이 엄습해 온단다. “이렇게 살만한 집에서 어찌 노모님 찬거리 하나 준비해 드리지 못하나”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란다. 쪽방에서 어렵게 사시는 분들을 위해 반찬 봉사를 시작하였으나, 의외로 남들 보기에는 아주 여유가 있어 보이는 집에도 외롭게 홀로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15억이 넘는 80평은 족히 더 되는 고급 아파트에도 홀로 계시는 노인분도 있단다. 우리 속담에 “남부자 등 가난”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까? 무슨 피치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녀 되는 사람들은 일이 너무 바빠서?

“칼빈”은 공경과 아버지에 대하여 이렇게 증거 했습니다. 공경이란 말은, 단순히 자녀들이 그 부모에게 마땅히 애정의 뜻을 표하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 모자를 약간 들어 올리고는 꾸벅 절을 하면 그만이라는 그런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식으로 대접을 받고 싶어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공경이란 그 이상의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말하자면 자식이 그 부모의 충고를 따르면서, 자신이 그것에 의하여 인도되도록 하고, 자신에게 부과된 부모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애를 쓰는 것 등을 의미합니다. 요컨대, 자녀들은 그들의 부모에 대하여 그들 자신의 몸이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경”이라는 말이 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녀들은 반드시 부모의 말씀에 순종하여야 하고, 또한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기울여 그들을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버지라 불릴 수 있는 이 영예는 정확히 따진다면 하나님 한 분께만 속한 것이며,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 영예를 세상의 아버지들에게도 주시고자 하실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고로 아버지라는 이 칭호는 하나님께서 사람 위에 새겨 놓으신 하나의 징표와 같은 것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세상의 자녀들이 그 부모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곧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과도 같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은 부모에게 당연히 복종해야 하는 것이며, 만일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것은 바로 그들이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결과가 되는 것이며, 마치 하나님의 존엄성과 영광을 인간의 발아래 짓밟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출처 : 칼빈의 십계명 설교)

(9)또 가라사대 너희가 너희 유전을 지키려고 하나님의 계명을 잘 저버리는 도다 (10)모세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고 또 아비나 어미를 훼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였거늘 (11)너희는 가로되 사람이 아비에게나 어미에게나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만이라 하고 (12)제 아비나 어미에게 다시 아무것이라도 하여 드리기를 허하지 아니하여 (13)너희의 전한 유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며 또 이같은 일을 많이 행하느니라 하시고(막7:6-13)

한국장로교신학 학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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