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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숙의 '어머니'(평설 정재영 장로)
정재영 장로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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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0  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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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내가 첫 울음 울던 날
어머니도 따라 눈물 흘리셨다

꽃대에 물이 올라
유난스레 오는 나의 봄에 비해
점점 여위어가는 어머니의 가슴은
소리없이 저물었다

새벽이슬에 지는 별이
돌아가는 발자국 소리
무심한 봄날 꽃그늘 걷히는 소리

한점 꽃잎이 그러하듯
생명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다만 가슴에 살아남아
오늘도 그리움 길러내는 어머니
내 어머니

조선문학』 20년 5월호에서
* 임정숙 시인
『월간문학』 등단. 시집 『남대천 연어를 위하여』 『건봉사 가는 길』 『어령 아라리』 등

   
▲ 정 재 영 장로
어머니를 그리는 작품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은 표현의 방법에 의해 보편적 정서임에 불구하고 새로운 감흥을 확장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시인의 수사학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형식에 대한 관점에서 이 작품을 읽어 본다.

첫 연은 탄생과 죽음을 배경으로 이질적인 대비구성이다. 화자는 탄생으로, 어머니는 새 생명에 대한 감동으로 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연도 화자의 가슴에 남아 탄생하고 성장하는 그리움의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첫 연의 기쁨과 마지막 연의 별리 정서는 그리움의 아픔이다. 아리스토텔레서가 말한 문학의 기능 중 하나인 카타르시스(정화)를 유도하여 통징(엄징)을 만들어주고 있다. 소위 문학목적론인 순수한 통징이라는 용어에 합당한 이론을 증명하고 있다.

2연에서도 상반성의 구성을 보게 된다. 화자는 성장의 모습을 ‘꽃대에 물이 오르는’ 모습으로, 늙음으로 쇠퇴하는 어머니를 ‘여위어 가는’ ‘가슴’으로 형상화했다. 역시 상반적인 이미지다.

3연에서 볼 수 있는 서정적 심미성의 극화를 보게 된다. 중요한 수사학적인 면을 보는 장면이다. //새벽이슬에 지는 별이/돌아가는 발자국 소리/무심한 봄날 꽃그늘 걷히는 소리// 별이 지는 소리를 듣고 있음은 시각을 청각으로, 감각을 치환해내며, 꽃그늘이 없어지는 모습을 걷히는 소리를 듣는 표현에서 시적 감수성이 살아나게 한다. 시란 내용 이전에 언어미학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4연에선 마지막 연을 위해 사전의 의도적으로 배치한 진술이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그럴진대 창조의 기원인 어머니를 그리는 화자 마음도 별이나 꽃그늘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들어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연 마지막 행에서 인류의 보편적 정서인 어머니의 그리움이 ‘내 어머니’라 개인적 정서를 읽는 이로 동질감을 만들어 준다. 이처럼 수사학적 기술으로 미학적 감명을 확대시켜주는데, 이 기술은 예술이라 한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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