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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연 교수] 인정과 사람이 없는 시대
장보연 교수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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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30  15: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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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보 연 교수

오늘 우리사회는 예수님이 강조한 ‘인정공동체’, ‘사랑의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 그것은 인간 모두가 탐욕과 욕망에 갇혀 나의 마음을 열어 너를 받아드릴 수 있는 인정, 아니 사랑이 메말라 버렸기 때문이다. 가족 역시 부모 중심의 가족제도가 핵가족으로 변화되면서, 인정넘치는 가족공동체, 사람공동체를 찾아보기 힘든 세태가 되었다. 이런 상황서 SNS를 통해 친구로부터 한편의 글이 올라와 인정과 사랑이 메말라 버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어느 집안의 누나는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남의 집 식모살이로 들어갔다. 몇 푼 안 되는 않은 돈을 받고 살았다. 조금 머리가 커지자 누나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봉제공장에 취직했다. 시다바리부터 시작해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죽도록 일만 했다. 한창 멋을 부릴 나이에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하나 사서 쓰는 것도 아까워 안 쓰고 돈을 버는 대로 고향집에 보내 동생들 뒷바라지만 했다.

몸은 병들어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소처럼 일만 했다. 동생 셋을 대학까지 공부시켰다. 누나는 시집가는 것도 아까워 사랑하는 남자를 눈물로 보내야만 했다. 누나는 이를 감내하며 숙명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늙어 갔다. 그러던 어느날 몸이 이상해서, 약으로 버티다가 누나는 결국 쓰러져 동료의 등에 업혀 병원에 갔다. 위암말기 진단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술을 해서 위를 절단하면 살 수 있다는 소망있는 애기를 들었다. 누나는 미국에 살고 있는 큰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동생아, 내가 수술을 해야 하는데 3,000만원정도 든 단다" 동생이 골프를 치다말고 말한다. ''누나, 내가 3만불이 어딨어" 누나는 "알았다, 미안하다" 힘없이 전화를 끊었다. 둘째동생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마지막으로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사정 얘기를 하자, 막일을 하며 힘겹게 사는 동생이 부인과 함께 단숨에 달려 왔다.

''누나, 집 보증금을 빼왔어. 이걸로 수술합시다." 누나는 막내의 사정을 빤히 알고 있기에 그냥 두 부부를 부둥켜안고 울기만 했다. 수술하기 전날 밤, 보호자 침대에서 잠이 든 올케를 바라보던 누나는 조심스레 옷을 갈아입고 안개 속으로 걸어 나갔다. 횡단보도에 서있던 누나는 자동차 불빛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렇게 누나는 한 많은 삶을 마감했다. 올케는 꿈 속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토닥이는 누나의 손길이 느껴져 놀라 깨었다. 누나의 자리가 비어있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빈 침대 위에 놓여진 편지를 읽었다. 몇 줄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막내야, 올케야, 고맙다. 죽어서도 너희들을 지켜주마. 내가 그나마 죽기 전에 보험을 들어놓아서 이거라도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구나."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다. 누나가 죽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다른 두 동생은 누나의 사망 보험금이 상당하다는 걸 알고 막내를 협박학기 시작했다.

"우리와 똑같이 나누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 법적인 모든 것을 동원하겠다."

결국은 법정다툼이 시작됐다. 막내는 그냥 줘버릴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누나의 핏 값을 두 형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던 막내는 결국 소송을 시작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무료변론을 맡아주기로 했다. 몇 개월의 소송 끝에 판결을 받았다. 판사는 누나의 휴대폰에 저장된 문자를 읽어주었다. 두 형은 두 말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인간의 삶이 그렇다. 예수님은 곤궁에 처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형제이며, 이웃이다고 교훈했다. 자신에게 조금만 손해가면 외면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삭막해져 버렸다. 돌로 만든 떡을 먹고, 너를 받아드릴 수 있는 마음이 굳어져 버렸다. 형제도, 친구도, 부모도 없다. 이것이 바로 맘몬을 사랑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아닌가.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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