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헌 철 목사

두 사진에서 석연치 않은 보도형태를 생각해본다.

국민일보 2020년 5월 2일(토) 자 2면 상단에 독립적으로 “선거개입 엄단” 공언했던 尹의 자조 “총장 때문에 고생 많다”는 제하로 ‘尹(윤) 총장(總長)’이 검사들을 거느린 사진과 함께 그의 어록 중심의 보도가 자리하고 있다. 그에 비하여 文(문) “노동자는 이제 우리 사회 주류... 연대. 협력 중심 서달라”란 제하로 3면(面)에 배치되어있다. 물론 1면과 2면 하단의 헤드라인(headline)의 연장선, 선후는 신문사 재량이라고 하지만 왠지 이상하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신문을 제목 중심으로 읽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 한다면, 보도에 대한 의도를 쉽게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속보나 일자 등을 놓치면 보도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 이미 많이 수없이 보도되었던 사건을 1면과 2면 하단에 배치하면서, 정작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2면 상단에 검사들을 거느린 ‘尹 총장’ 사진과 함께, 가로처리까지 동원하여 “(윤석열검찰총장)”이라고 되새기게까지 하는 친절함을 보이며, 또한 그의 어록을 모아놓은 듯한 보도 내용 등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3면에 ‘文(문)’에 관한 내용을 배치하였으니,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보다 임명직 공무원인 ’尹(윤) 총장‘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또한 “윤 총장을 향한 공격은 가족과 측근에게로 번졌다.”라고 아주 세밀한 관심까지의 마무리 기사 내용은 필자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기우(杞憂)라고 할지 몰라도 이상하다. 가족 측근 하면, 검찰개혁을 외쳤던 ’조국‘ 전 장관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국‘ 전 장관의 어머니, 부인(정경심 교수), 딸, 아들, 형제, 조카, 측근, 동료, 지인 등, 가히 ’간첩 연좌제(間諜 緣坐制)‘를 제하고는 상상할 수 없는 수사와 압수수색 등의 보도를 대하면서 수많은 국민이 몸살을 앓으며 아스팔트 위에서 목놓아 외치던 때에도 ‘조국’ 전 장관 등에 대한 검찰의 소식 등만을 쏟아부었을 뿐 그의 가족, 측근 등이 고생이 많다는 보도를 ‘국민일보’에서는 본 일이 없었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악화로 대한민국이 곤욕에 처해 있을 때 S방송사의 오보(완전한 거짓 보도로 밝혀짐)를 퍼 나르는 언론사들로 인해 국민과 대한민국 정부가 어려운 국면이었으나 이때도 ‘국민일보’는 해명기사나 우호적 보도에 매우 인색했었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태동한 언론은 진실, 공정 보도를 생명 같이 여겨야 함에도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국민일보’ 사주 등에게 형사처벌을 가한 검사들의 칼이 무서워서? 작금의 대한민국의 실제 권력은 검찰이라고 생각해서일가? 그러므로 검찰에 미운털이 박히면, 그들의 수사, 압수수색, 구속 등에 사주, 기자 등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문’ 정부보다는, 그러므로 기독인이지만 ‘국민일보’를 계속 구독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해본다. 따라서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면 앞으로는 진실, 공정 보도를 생명같이 여겨주길 바란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니라(엡 4:25).

한국장로교신학 학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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