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소모임 금지 조치가 해제된 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교회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재점화됐다. 단순 감염의 형태를 넘어 n차 감염까지 이뤄져 심각 수준에 이르렀다. 방역 당국은 교회 소모임 관련해 방역 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고, 고양시의 경우 모든 종교시설에 ‘집합 제한 명령’을 발동한 상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교회의 코로나19 감염은 송파 사랑교회 22명, 고양 반석교회 31명, 고양 기쁨153교회 21명, 김포 주님의 샘 장로교회 8명 등 80여명에 이르는 감염자가 속출할 정도로 심상치 않다. 현재 계속해서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그 숫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송파 사랑교회에서는 마스크 착용 미흡, 식사 모임 등을 통해 집단감염이 이뤄졌고, 고양 반석교회는 남대문 시장에서 일하는 교인이 첫 확진이 된 뒤 계속해서 번지는 양상이다. 고양 기쁨 153교회는 강남구 방문판매업체에서 발발해 이후 교인들의 직장과 학교 등으로 전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김포 주님의 샘 장로교회는 내부가 좁고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10일부터 24일까지 2주 동안 교회 내 소모임 금지 조치로 인해 아픔을 겪었던 한국교회가 이번 감염 확산으로 인해 재차 수모를 겪을 지경에 처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당국이 교회의 자율적 방역강화에 초점을 두고는 있지만, 고양시처럼 지자체별로 언제든지 소모임 금지 조치가 다시 구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당국의 교회 내 소모임 금지 조치 때 한국교회가 당국의 교회 소모임 금지에 대해 각종 성명이나 논평 등을 쏟아내고, 총리를 깎아 내리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으며 거세게 반발한 것도 모두 무색해졌다.

국내 대형교단들이 즐비한 한국교회총연합을 비롯해 한국교회연합 등 내로라하는 연합기관에서는 당국의 교회 내 소모임 금지 조치에 결사항전의 자세로 임한다고는 했지만, 정작 소규모 교회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취약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의 위상과 소규모 교회와의 소통의 부재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라는 점만 부각시킨 셈이다.

더욱 이번 교회발 감염사태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은 교회 울타리를 넘어서 지역사회로의 n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당국을 향해 ‘교회를 감염의 온상으로 보지 말라’고 외쳤으나, 자칫 이번 감염이 더 큰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경우 ‘교회는 집단감염의 온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할 처지다.

가뜩이나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지경에 처했는데, 이번 사태로 소위 ‘미운 7살’이라는 말처럼 한국교회는 정말 말을 잘 듣지 않는 종교로 낙인이 찍힐 우려까지 높아졌다. 몇몇 교회의 안타까운 행보가 수많은 교회와 성도들의 피땀 어린 노력까지 모두 허사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교회 내 소모임 금지 조치가 해제됐을 때 너도 나도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잠시 느슨해졌던 코로나19 방역의 고삐를 재차 죄어야 한다. 여름수련회나 광복절 기도회 등 숱한 행사를 앞두고, 마스크는 물론, 손장갑, 페이스가드, 손소독제, 열화상카메라, 온라인예배 등 다소 과할 정도의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재가동시켜야 한다. 한국교회는 예배의 자유를 지키는 것도 스스로에 있고, 예배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도 스스로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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