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송 신부.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며 뉴스를 대할 때마다 불안함을 느낍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두의 안전을 위한 규칙을 지키면서 통제되고 불편한 현실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분노의 마음과 적대감 우울감이 증폭되기도 하고, 살아가는 목적과 희망을 잃게도 만들며, 자기존재감에 대한 상실로 마음의 건강이 약화되기도 합니다.

이 같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 종교의 역할이 더욱 간절하고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종교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한다고 느끼기보다, 종교가 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또한 종단과 교단이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고 그 책임을 떠넘기며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이 가장 기도가 필요한 순간이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신앙의 힘으로 함께 연대해 나가야 하는 때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두려운 이유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오래갈 경우 반드시 패러다임 전환이 온다는 것입니다 과연 나는 바뀐 페러다임에 적응해 낼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그러나 지혜롭고 유연하게 적응하여 마음의 내상을 피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 미래는 전체주의적인 감시체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도 합니다. 이미 모바일 기기를 통한 위치 정보와 다양한 개인 정보 등이 외부로 노출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활용되는 등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정보의 왜곡으로 인한 피해들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 생각은 미래가 통제되는 사회로 가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정보를 독점하거나 왜곡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종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독선으로는 감당할 수 없이 변하는 세상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독선도 독점도 이 전환의 시대에 우리가 넘어서야할 과제입니다

기술을 통한 통제와 독점은 중세시대에 성직자가 성경을 독점하는 일보다 더 큰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는 공공의 선을 위해서 사용 되어야합니다. 공공의 선은 종교의 진리만큼이나 어려운 화두입니다. 그러나 공공의 선을 위한 합의를 도출해 내고, 공공의 선을 지켜내는 행동은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이끌어 가야 할 목표이기도 합니다.

선한의지로 함께 이루어야 할 인류의 미래는 기술혁명만이 아닌 영성회복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선한 의지로 연대해서 공공의 선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로 나갈 수 있도록 종교인들이 앞장서야합니다 더 많이 기도하고 간구하고 아파해야합니다

교회도 사찰도 어떠한 종교단체도 더욱 합리적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서 종교의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역사는 반복하지만 늘 똑같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위기 속에서 인간의 영성과 종교적 역량을 어떻게 강화해야 할 것인가. 몸의 건강과 함께 지켜내야 할 가치인 영적생명을 성장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가족들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서로에게 감사하며 함께하는 은총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교회 성당 법당 교당 향교 등 밖으로만 향하던 방향을 가족과 자신의 신앙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종교적인 영성의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해 보고자합니다.

지금과 같이 악성 질병인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면 다소 냉정할 만큼이나 정부정책과 통제에 따라야 합니다. 또 야속하지만 비대면의 원칙 틀에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회가 모두 어려운 만큼 아이들이 집에 있게 되면 가족끼리 함께하는 생활을 통해 사랑이 깊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문제가 드러나고 경제적 갈등이 생기면, 서로 대화하고 다소 언성이 높아지더라도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원도 좀 쉬고, 지출을 통제하는 등 방법을 찾아서 위기를 극복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코로나 이전 같은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노력과 협력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광주에서 비대면으로 열리는 한국종교연합 105차 한국 종교인 평화포럼이 성황리에 이뤄지길 바랍니다.

호남종교인평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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