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한교총 등 한국교회 연합단체 및 교단 들이 잇따라 최근 몇몇 교회가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지역사회의 감염확산의 통로가 된 데 깊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정부는 지역과 교회의 여건을 검토해 향후 2주간 동안 전국적으로 공예배를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 예배만 할 수 있도록 강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사상 9월호』가 ‘특집-온라인 시대의 기독교’를 마련했다.

이번 특집에는 한승훈 박사(원광대학교 HK+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연구교수)와 박일준 박사(연세대학교 강사), 김형락 교수(서울신학대학교), 김승환 박사(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 등이 ∆온라인 시대의 한국 종교: 인터넷 무속과 유튜브 신종교 ∆네트워크로 연장된 인간: 나는 연결한다, 고로 존재한다 ∆온라인 시대와 기독교 예배 ∆온라인 교회와 디지털 신앙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의 변화는 지속되었다. 손으로 꾹꾹 눌러 쓰던 편지는 이메일로, 은행 창구에서 이루어지던 송금은 온라인 뱅킹으로 대체되는 등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된 변화는 오늘날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원격 제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역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는 기독교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이러한 온라인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먼저 한승훈 박사는 온라인 시대에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계는 어떠한 변화 양상을 보였는지를 살폈다.

한 박사는 “온라인으로 인한 종교계의 변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20년이 지난 오늘날에 극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문화적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특정한 계기가 필요한데, 종교는 특히 전통적 방식의 보수적인 문화체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더디게 일어났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상황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박사는 “첫째, 경전 및 사상 영역에서는 정보기술이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되어 성서, 불경과 같은 전통종교, 천도교나 증산계열의 신종교(대순진리회, 증산도) 모두 경전이 언제나 누구나 접근 가능한 형태로 배포되었다. 둘째, 의례와 실천 분야에서는 정보기술의 발전이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는데, 종교 행위는 설교나 설법을 듣는 것 이상의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셋째, 공동체 및 제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영적인 관심은 있으나 종교 소속은 없는’(SBNR)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제도종교는 이러한 종교적 수요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1인 미디어 종교들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인한 종교 변화를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이어 박일준 박사는 온라인 시대의 인간을 이해하는 관점을 제시하며 이를 기독교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논했다.

박 박사는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에서 마셜 매클루언이 말한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하며 “온라인, 즉 네크워크가 인간이라는 개체의 연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아니라 메시지 자체라고 정의내린다”며, “이를 오늘날에 적용시켜 온라인 예배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불만족 현상을 ‘나르시스적 감각 마비 현상’으로 명명하며 네트워크로 연장된 인간이 그 연장된 부분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교회라는 성육신(incarnation) 공동체를 ‘inter-carnation’ 공동체로 연장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고 했다.

김형락 교수(서울신학대학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거행되는 온라인 예배의 가능성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우선 기독교의 예배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계시와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응답이라는 양방향성을 띠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두 가지 주요 의문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다”며, “첫 번째 문제로 온라인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계시가 잘 전달되는가의 문제이다. 예배에서 설교의 메시지는 온라인 예배를 통해 전달되나, 예배는 설교가 전부가 아니며 다양한 요소를 통해 하나님과의 교감이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제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두 번째 문제로 예배자의 응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이다. 개인의 응답은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나, 교회란 개별 신앙인의 모임이 아닌 공동의 신앙을 고백하고 이를 토대로 서로 교통하는 성도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온라인 예배에서의 응답은 공동체적 응답이 될 수 없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성례전은 온라인을 통해 거행될 때 그 의미가 온전하게 전달되지 않으므로 부정적이다. 오늘날 시행되는 온라인 예배는 현재 상황에서 부득이한 선택지이며, 앞으로 상황이 좋아지면 기존의 정상적인 예배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승환 박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교회에 관해 말하며 온라인에 기반을 둔 교회가 우리나라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하고, 새로운 시대 상황에 따라 복음을 유연하게 해석하고 창조적인 실천을 통해 네크워크 사회에서 구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집에서 김 박사는 이미 등장한 온라인 교회들의 대표적인 사례(Church of Fools, St. Pixels, I-Church, Church Online at LifeChurch.tv)를 살펴보며,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지를 정리했다.

김 박사는 또 네트워크 사회가 가진 상호성, 익명성, 비권위성, 재창조성 등의 특성을 설명하며 온라인 교회를 시도할 때 이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박사는 “온라인 교회의 방문자들(거동이 불편한 사람들, 자신의 신앙색에 어울리는 교회를 찾지 못한 이들,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인한 일시적 방문자들)을 구별해서 이해해야 한다”며, “이들 방문자들이 수동적인 관찰자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도록 소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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