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여성위원회(위원장 민숙희 사제)는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위기와 관련, “미테구의 결정은 잔인한 성폭력 희생자로 고통당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져버린 반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소녀상 설치 허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을 간절히 바랐다.

여성위는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하고, 설치 9일 만에 철거 위기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여성위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세계 곳곳에 평화비(평화의 소녀상)를 건립하고 있다”며, “이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전시 성폭력의 종식과 과거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기억의 투쟁이며, 인권과 평화를 염원하는 열린 교육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식민지 여성들을 강제로 동원해 ‘군 위안소’를 만들었고, 성폭력범죄를 자행하며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며, “일본 정부는 제대로 된 공식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주장하면서 외교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미테구가 소녀상 설치 허가를 갑자기 철회하고 7일 내 철거를 명령한 것, 일본이 외교전의 성과라며 자축한 것 등을 보며 전쟁범죄역사를 덮으려는 일본의 압박적인 외교력에 매우 큰 분노와 상실감을 느낀다”며, “베를린은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과오를 스스로 반성하고 추모의 공간을 ‘반전, 인권, 평화’의 가치를 역사문화예술로 승화시킨 정부와 민간 차원의 경험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고 탄식했다.

여성위는 또 “미테구가 잔인한 성폭력 희생자로 고통당한 위안부 할머니(현재, 한국정부 등록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 16명)들을 두 번 저버린 반역사적 결정을 철회해 소녀상 설치 허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보존할 것을 간절히 바란다”며, “전쟁범죄의 재발을 막고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국내외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며,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일에 마음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1990년 정의기억연대(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조직하는 데 앞장섰고, 이후 30년 이상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며,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싸울 뿐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고 기억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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