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덕 교수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의 우리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려며 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풍요 속에서도 빈곤으로 고통을 받고 사는 분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는 경제적으로 잘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가 항상 지속될 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불황이 이미 시작되었고, 코로나 19로 인하여 세계적인 불황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큰 자연재해가 빈번해져서 농작물의 작황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의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는 검소와 절약으로 소중히 해야 할 자원들을 너무 지나치게 낭비하고 있음을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유럽이나 일부 선진국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시설의 운영 실태를 보면 최소한의 자원을 활용하는 절약의 모습을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만 춥거나 더우면 지나치게 덥게 난방을 하거나 지나치게 춥게 냉방을 하여 오히려 몸에 해로울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는 단지 경제문제로만 언급할 수 없고 자연의 훼손, 오염문제, 질병유발의 문제까지 확대되는 심각한 문제로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아이들의 양육(교육)의 문제까지 영향을 줍니다. 요즈음 학교 운동장이나 쓰레기장에 가보면 아이들이 조금 쓰다버린 학용품이나 신발, 옷가지 등이 많이 발견된다는 뉴스를 한동안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어느새 조금만 낡으면 고쳐서 사용하기보다 무조건 새것으로 바꾸는 풍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삶의 문제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아이의 양육에서도 부모가 절약하고 검소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하신 이 세상을, 우리는 질서 있게 사용하며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들에게 이 세상의 자연과 자원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르쳐야 합니다. 즉 자연과 자원을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부모가 삶 속에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도 정말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고, 산 물건은 함부로 다루지 않아야 함을 가르쳐야 합니다. 용돈도 계획을 세워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검소한 생활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물질, 시간, 재능 등을 나누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들이 물건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부모나 주위 어른들이 재물의 가치를 행복의 전부라고 여기는 풍조의 영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잘살지 못하던 시절에는 물건과 자원을 매우 소중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재물의 소유를 삶의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살다보니, 풍요로워진 세상에서 재물을 절약하기보다 마음대로 쓰는 낭비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것이 행복이라 여기는 시대적인 또는 자본주의적 풍조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돈은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이지만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습니다(마6:24). 보물이라 여기는 그곳에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마6:21). 우리의 삶의 가치가 돈을 잘 버는 것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목적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아시다시피 천국을 가지 못하는 불행한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목적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이 되도록 아이들을 양육해야 합니다(마6:33). 이것이 자녀를 진정 사랑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유학생활 중에서 보았던 어떤 호주의 중학생은 주말마다 사무실을 청소하여 번 돈으로 아프리카의 불우한 아이를 돕고 있었습니다.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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