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신문
칼럼명시산책
박재천의 '나무 서시'(평설 정재영 장로)
정재영 장로  |  webmaster@ck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10.23  14:46:4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나무 서시

나무가 말한다
나는 없다고 그래서 나무라고

남을 나무라지 아니하고
나무 자신도 안 나무란다

비오나 눈오나 바람 불어도
나무의 존재는 철학적이다

-시집 『77힐링시선집』에서

* 박재천 시인: 시집 『존재의 샘』. 『조재의 빛』. 『존재의 마음』 등 9권
수상 목양문학 대상 한국창조문학 대상 총신 문학상 등 다수

   
▲ 정 재 영 장로
 언어유희를 통한 존재 탐구의 담론이다.

첫 연 나무는 나(我)와 없음의 무(無) 합성어다. 형상을 가졌으나 존재하지 않는 자아에 대한 성찰이다. 나무는 하늘로 성정하고, 옆으로 퍼진다. 뿌리는 땅으로 들어간다. 즉 천지를 두루 연결되어 있는 존재다. 그럼에도 없음의 이미지 나무는 새로운 착상이다. 남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나무 자신이 그렇다는 것이다 첫 행 진술은 나무는 시인 자신의 정서적 노출이며 가치관의 폭로다. 즉 시인의 존재론적 고백인 것이다.

2연에서 그 연유를 진술하고 있다. 자신에게나 타인을 나무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무라는 말은 또한 자신과의 비교에서 생기는 언어유희다. 즉 남을 꾸짖는 것은 어떤 윤리나 가치의 기준에서 미달할 때 일어나는 행위로, 그 기준이 사전에 존재하여야 한다. 나무라지 않는 것은 자신의 연약성을 살펴 타인에게 역지사지의 입장을 보이려는 것이다. 나무는 자기 자리에 평생 서 있기만 하면 된다. 즉 타인의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 자신에게도 과욕에 대한 욕망으로 자학하지 않는다. 없음은 비움을 뜻하기도 하는 면으로 추론해 본다.
마지막 연에서 비움의 자아 실천은 환경이나 상황의 조건에 가변적인 것이 아님을 말한다. 여기서 철학적이라는 말은 신념을 뜻하는 것으로, 더 확장해 해설하면 신앙이라는 종교적인 자세도 타당성을 가진다.

이 작품은 어느 한 부분에서도 종교적 언어를 발견할 수 없다. <천상적 이미지>를 <지상적 이미지>로 바꾸는 현대시 특성을 알기 때문이다. 신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도성인신이라는 용어도 시창작론과 같다. 시는 설명하는 것 아니라 말로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라서 그렇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정재영 장로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인물 

사회복지 50년 삶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의 결정체

사회복지 50년 삶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의 결정체
미래복지경영 회장인 최성균 장로가 사회복지현장서 발로 뛰며, 한국...
해설
최근인기기사
1
젊은 방송예능체육인들 한데 모여 ‘영예방선’ 창립
2
기독교를 범죄 집단으로 보지 말고, 협력을 구하라
3
[이효상 원장] 사유리의 비혼출산과 생명윤리
4
예장진리, 희망찬 내일 여는 총회 다짐
5
실로암선교센터, 온전한 사랑 실천 감동
6
[김명환 목사] 창조주·구원주 하나님을 고백하자
7
[원종문 목사]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루는 교회
8
[김승자 목사] 하나님이 주신 생명, 지키고 관리하자
9
[김고현 목사] 치유
10
[김창주 교수] 우림과 둠밈 (출 28:3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기독교한국신문  |  등록번호: 서울, 아04238  |  등록일자: 2016년 11월 23일  |  제호: 기독교한국신문
발행인: 유달상  |  편집인: 유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달상
발행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순라길 54-1, 3층(인의동)  |  발행일자: 2012년 11월 5일
02)817-6002, 02)3675-6113 FAX 02)3675-6115
Copyright © 2011 기독교한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