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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 목사] 교리보다 자비를
하태영 목사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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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04  11: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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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태 영 목사

예루살렘의 기근을 피해 모압 지방으로 이주했던 나오미는 남편과 아들 둘을 잃고, 세 과부만 남게 되는 비운을 겪게 된다. 나오미는 마침 고향 땅 베들레헴에 풍년이 들어 형편이 나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본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그러나 막상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된 두 자부가 마음에 걸렸다. 나오미는 두 자부를 불러 친정으로 돌아가서 새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라고 한다. 큰며느리 오르바는 눈물을 흘리며 떠나갔으나, 둘째 며느리 룻은 한사코 시어머니를 따라가겠다고 한다.(룻 1:19-2:13) 그렇게 하여 시어머니를 따라 베들레헴에 오게 된 룻은 시아버지의 친척 보아스를 남편으로 맞아 오벳을 낳게 되고, 오벳은 나중에 다윗의 할아버지가 된다. 이방 여인 룻이 낳은 아들이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을 건설한 다윗 왕의 조부가 된 것이다. 마태에서도 예수님의 가계를 말하면서(마 1:5-6) 이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룻기는, 하나님께서는 곤경에 처한 사람이 비록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당신의 품으로 품어주시고, 자비를 베푸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이야기의 무대는 고대 이스라엘이지만, 이 이야기가 기록된 시대는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온 직후이다. 당시 바빌론 포로 귀환과 함께 이스라엘은 정체성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다. 포로후기 문서인 느헤미야(13장)과 에스라(10장)는, 이스라엘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이방 여인과 결혼한 모든 남자는 아내를 쫓아내라고까지 했다. 그처럼 국수주의적인 분위기로 살벌할 때에 그 틈바귀에서 하나님께서는 유대인만이 아닌 이방인에게도 자비를 베푸시는 분임을 보인 것다. 그리하여 룻기 가운데는 이념이나 계율과 같은 경직된 분위기는 전혀 없다. 다만 곤경에 처한 사람에 대한 따뜻한 보살핌과 룻과 보아스의 아름다운 사랑과 하나님의 자비로 충만하다.

요즘 교계 일각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론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법이 성경이 죄악으로 말하는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주장에, 교회의 쇠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논리까지 앞세운다. 성정체성으로 차별받고 고통을 겪는 이들에 대한 이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예수께서는 과연 어떻게 하셨을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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