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호관 목사
초등학교의 여름방학을 앞둔 주일학교는 비상이 걸렸다. 예산을 확보하고, 교사들을 평소보다 배로 증원하고, 교회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의 교문을 지켜 섰다. 어린이 전도의 호기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교회의 주일학교 뿐 만이 아니라 각 교단 역시 그러했다. 여름성경학교 공과를 펴내고, 노회별로 혹은 지역 별로 주일학교 교사강습회를 열고, 실력과 영력을 갖춘 강사들을 파송하여 교사들의 참여를 독려 한다. 강습회에 다녀와서는 교회마다 자체 강습회를 열어서 기도하며 준비하는 모습은 가히 전쟁이었다. 몇 년 전의 여름을 맞이하는 교계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부산한 여름풍경을 전혀 볼 수가 없다. 이유는 교회마다 유초등부가 현저하게 축소되었기 때문이라는 공통적인 대답이다. 이 대답은 옳은 것이라고 인정한다. 현실이 그러하다. 출생율의 현저한 저하는 콩나물시루라 불리며 시끌벅적하던 초등학교 교실을 텅 비웠고, 학교마다 학생유치에 총력전을 펴야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주일학교가 어린이들에게 볼거리, 듣거리를 제공하는 훌륭한 공동체였고 과외수업의 한 몫을 감당하는 제3의 교육기관으로서 훌륭하게 그 몫을 감당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 상황 역시 달라졌다.

교회학교의 시설과 프로그램은 후퇴했거나 답보 상태인데 비하여 어린이들을 손짓하는 사교육장이나 체험 학습장은 교회학교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실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들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비어 있는 교회학교의 예배 실은 앞으로 별로 멀지 않은 장래에 도래할 텅빈 예배당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현실상황 타령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다. 어린이들을 향하여 눈을 돌리고, 어린이 전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하나의 프로젝트가 여름성경학교이다. 우선 교회내의 자원을 총 동원할 것을 제안한다. 모든 교인들의 자녀, 친손과 외손을 중심으로 주일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여 모든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때가 되면 나오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지금 어린 시절부터 말씀교육은 절대로 필요하고 시급하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어린이를 위한 다른 캠프장으로 등을 밀어 보낼 것이 아니라 우선 교회학교의 여름성경학교에 반 강제라도 입학시켜야 한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여름성경학교가 가장 큰 농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넉넉한 재정을 투자하고, 능력 있는 교사들을 발굴하여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낙후된 교육 기자재들을 최신형으로 교체하여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장년에 비하여 단순한 면이 있으나 반대로 아주 민감 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금만이라도,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자기들을 위하여 배려하고 힘쓰고 있다는 것을 얼른 알아채기 때문이다.

이미 늦은 감이 있다. 그럴지라도 지금 손을 써야 한다. 금년 여름성경학교의 문을 열고 어린아이들을 맞이할 준비에 총력을 경주하여 풍성한 결실을 거두도록 힘을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중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교회의 장래를 걸고 뜨겁게 기도하고, 전교회를 총동원 할 수만 있다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개혁총회 전총회장·본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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