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회에서 또다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와 교회의 코로나 방역과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교회는 사랑제일교회 사태 이후 좀 가라앉은 교회에 대한 비판여론이 이번 교회발 집단 확진자 발생으로 또다시 비등해질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교회들은 그동안 어느 누구보다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해왔다. 온라인 비대면 예배에 대한 교계 내부의 불만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웃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이 복음의 본질이라는 것을 실천해야 하기에 고통을 감내해 왔다.

그러나 서울 강서구 모 교회 등에서 또다시 집단 확잔자가 나오면서 한국교회 전체가 도마에 오르는 신세가 되었다. 더구나 지금은 대림절 기간이고 성탄절을 코앞에 둔 시기여서 주님이 세상에 오셔서 선포하신 ‘샬롬’의 의미가 코로나 대량 확진사태로 희석되고 외면당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모 교회의 경우, 6주간 연속으로 부흥회를 매주 4일씩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교회들이 코로나로 인해 주일 예배 외에 일체의 행사나 모임을 중단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또한 영상자료에 따르면 이 교회는 목회자가 강단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설교하고, 교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교인들끼리 식사도 하는 등 기본 방역 수칙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소속 교단인 예장 합동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방역당국과 지역사회에 염려와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했다. 위기관리대응본부장 배광식 목사와 위기관리대응위원장 박병호 목사는 입장문에서 “최근 본 교단 소속 교회 중에서 서울 마포구, 강서구, 대구 달성군의 모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인하여 방역당국과 지역사회에 염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또한 “총회위기관리대응본부 및 위기관리대응위원회가 해당교회들에서 발생한 감염상황을 신속히 조사한 결과, 방역당국과 교단에서 제시한 방역수칙을 대체적으로 준수하였으나 일부 소홀히 한 부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하여 총회는 해당 교회들에 강력한 수칙준수를 지시하였고, 소속 노회로 하여금 철저히 지도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예장 합동총회는 이번 감염사태를 계기로 12월14일부로 교단의 모든 행사와 소모임을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될 때까지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성탄절을 기해 준비했던 다양한 행사들이 아예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교단들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이다. 혹시라도 교단 산하 교회 중에서 확진자가 발행하는 일이 벌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태에서 현장예배 인원이 20명 이하로 줄어들어 다시 온라인 예배체제로 들어간 마당에 산하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교단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역당국은 전문가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하루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나드는 지금의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을 주저하고 있다. 국민과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초래할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만일 성탄절을 앞두고 자칫 3단계로 격상될 경우 성탄절은 물론이고 송구영신예배 등 연말연시의 교회가 준비하는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올해 성탄절은 모든 교회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블루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모른다. 내 교회니까 내 맘대로 하겠다는 그릇된 자만이 이웃과 지역사회에 커다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6만여 한국교회 전체를 ‘셧아웃’ 시키는 재앙을 몰고 올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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