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사전·1

나는 슬픈 칼이다
갈라놓고 띄어놓고 인정사정 싹독 싹독 자르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자를 수 있는 칼날이 없다

-시집 『달빛 해일』에서

* 이소희 시인:
동국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힌국기독시인협회 이사.
시집 『목련이 피는 이유』 등 다수
조선시문학상. 기독시문학상. 풍시조문학상

▲ 정 재 영 장로

이 시는 풍시조라는 새로운 장르의 작품이다. 풍시조는 물신시대(物神時代)로 특징지어진 현대사회 부조리를 풍자하여 고발하는 시다. 형식은 3행시로 한 행에서 25자 내외로 구성한다. 특이한 점은 마지막 글자를 맞추고 있다. 또한 3 행이지만 시조(時調)가 아니라는 의미로 한자로는 풍시조(諷詩調)라 쓴다.

1행의 화자는 코로나라는 미생물이자 화자 자신이기도 하다. 이런 중의(重意)적 표현에서 코로나 시대 현상과 동일한 현대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려는 것이다. 칼이란 단절이나 분리로 인간에게 고독의 병을 만드는 모든 것들의 상징물이다.

2행에서는 분리나 단절은 모두 코로나의 역할과 같은 것임을 말하려 한다. 이론이나 경우를 떠나 현대사회의 인간이 겪는 모든 고독은 그런 현상의 결과물임을 암시한다.

3행에서는 단절을 유발하는 칼이 무용지물이 되는 곳이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다. 사랑으로 특징지어지는 모든 현상이다. 세상에서 칼의 기능이 활개 치는 것은 사랑의 결핍이 그 원인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과 인간의 세상을 비교함으로 서로 정죄하고 단절을 하고 있는 모든 것은 코로나라는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파괴만 생긴다는 것을 말해준다. 인간의 구원은 코로나 특성과 상반성 성품 즉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으로만 가능하다는 것과 아무것으로도 끊을 수 없는 그 힘의 강인함을 고백함으로 코로나 시대로 특징한 현실에서 기독시인으로 희망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형식상 특징은 상반성 구조다 가르는 칼과 하나가 되게 하는 사랑의 양극화 이미지 배치다. 이런 이질적 요소는 명암의 효과와 같다. 상반성의 효과 즉 양극화의 이미지가 융합의 기전을 통해 미학성이 이루어짐을 확인해준다. 이것은 형이상시 특성 중 하나로, 융합시학의 골조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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