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재 형 목사

 새해를 시작할 즈음에 하나님 앞에 보다 성숙한 신앙생활을 위하여 서원하고 약속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해가 끝나갈 즈음에 돌이켜 보면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는 성도들이 하나님과 너무 쉽게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모르는데 있습니다. 신명기 23장 11절 말씀에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원하거든 갚기를 더디 하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반드시 그것을 네게 요구하시리니 더디면 네게 죄라.”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서원은 절대 강제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기가 원하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약속을 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말씀에서는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말라 하나님은 우매자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나으니”(전5:4), 분명하게 하나님과의 약속에 관해 반드시 지킬 것과 실수하지 말아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평범한 한 가정의 주부입니다. 그녀의 삶에서 하나님은 실질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살아계셨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약속을 지키는 것처럼, 한나는 하나님을 생각할 때, 실질적으로 살아있는 하나님으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한나는 하나님을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보는 눈을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한나는 하나님께 서원하기를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삼상 1:11) 한나는 서원 후에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켰고 약속을 지킨 후 그녀의 얼굴에 근심 빛이 없었다고(삼상 1:18)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녀에게 하나님은 살아계신 분이었고, 하나님께서 소원을 이루어주셨고, 그녀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마음의 근심을 떨칠 수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한나는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셨고, 이제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얼굴에 근심 빛이 없었던 것입니다.

성도들이 이런 저런 이유들로 하나님과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이해의 부족에서 나옵니다. 사람들은 친구들 간의 약속보다는 권세 있는 사람들과의 약속은 더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하나님과의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약속을 가장 쉽게 깰 수 있는 대상이 하나님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하나님과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나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녀는 믿음을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신앙의 근본은 하나님을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 삶의 올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하나님이 계신다고 하면,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구약의 말씀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는 말씀이 있는데 이 말씀의 의미는 하나님을 헛되이 부르지 말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위엄이 있으신 분입니다.

한나는 어렵게 얻은 첫 아들을 한참 귀여울 젓 땔 때 쯤 성전에 두고 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나는 그렇게 했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랬을 때 한나는 더 큰 축복을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어느 경우에는 손해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나의 모습에서 보게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한나도 자기 아들이 중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님이 자기 아들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입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가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약속하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나의 모습에서 하나님께 대한 진정한 경외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하나님 대접해드리는 일입니다.

예장 합동해외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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