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으로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결핍’과 ‘리더십 부재’가 지목됐다.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이 마련한 교계 신년기자간담회 자리서 ‘2021년 한교총의 미래 아젠더’에 대해서 발언에 나선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개교회 성장에 집중하는 동안 공교회와 대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했다”며, “리더십의 부재는 위기상황을 대응함에 있어 많은 혼란이 있을 뿐 아니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실천과 대응에도 부끄럽지만 허점이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교총은 교계의 분열된 리더십을 원 리더십으로 통합하고, 교단과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연합해 공교회 세움과 사회적 리더십을 강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21년 한교총의 미래 아젠더’에 대해서 발언에 나선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아울러 한국교회가 대사회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선 △윤리와 도덕성 회복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 △생명존중과 건강한 가정을 기초로 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소 목사는 이에 “사회적 신뢰회복을 위해 교회주의의 담 안에만 게토화 되지 않고, 사회적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가지고 복음의 사회적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면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감염병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뛰어든 것처럼, 종교개혁시대 성도들이 두려움 없이 환자를 돌보는 일에 앞장선 것처럼,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이 백신을 들여오고 환자들을 돕기 위해 피와 땀을 쏟은 것처럼 사회적 고통에 동참하며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의 모형을 세워가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소 목사는 △2021년 한교총이 한국교회의 공교회 세움과 원 리더십, 원메시지를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해 국민의 고통을 동참하며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의 모형을 세우며, △노마드 크리스천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국민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선도적 역할과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여 “한국교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초월한 뉴 스페이스 처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교회와 예배의 본질은 더욱 강화하되, 사역의 방식은 언택트를 넘어 영혼과 영혼을 잇게 하는 영택트를 취하는 영적 역설적 슈퍼 처치를 세워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또 “이 땅에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이 찬란한 바보가 되고 허들링의 사랑으로 우리 민족과 시대를 섬겼던 것처럼, 이제부터 한교총은 그들의 신앙과 정신을 이어받아 2021년을 퍼스트 펭귄, 찬란한 바보, 허들링 처치를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소 목사는 언론대책 상설기구의 필요성과 대정부 교섭 상설 조직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소 목사는 “우리만의 연못에 갇혀있는 바리세적, 중세적 사고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 국민들의 생각과 시야도 참조하면서 해야 한다”면서, “이번 교회의 확진율도 실제 8%에 불과한데, 국민들은 잘못 알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언론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코로나 이 때에 한국교회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연합기관의 리더십을 재정립하고, 어떻게든지 공교회를 회복시키고 세우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과 관련 발언에 나선 이철 감독.

이철 감독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과 관련 코로나19가 한국교회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발병 초기 교회적 대응에 있어 자율적 방안을 만들지 못해 오랜 기간 지켜온 교회의 예배마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움직이게 됐다”며, “이것은 마치 정부가 교회의 예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전례를 만들어 교회 안에서 불만과 거부 반응을 자초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한국교회가 감염병 확산 속에서 이웃의 두려움을 감싸 안고, 세상 속의 교회로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해 온 전통대로 세상 속으로 나가야 한다고 목소릴 냈다.

이 감독은 또 한국교회가 교회 안에 다른 지체들과 평화를 이루길 강조했다.

이에 “코로나19가 터지자 교회 안에는 예배에 대해, 방역지침 준수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면서, 서로 비판하고 비난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지체의식의 결여를 드러낸 것이며, 공동체를 허무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감염병이 준 상처를 이겨내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공동체 의식, 지체의식을 회복하고, 타인에 대한 책임 전가와 분노를 그치고, 위로운 시기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감독은 정부와 국회, 기업,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쓴소릴 마다하지 않았다.

정부를 향해선 국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자발적 협조를 구하고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거리두기 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야를 향해서도 자신만이 옳다는 그릇된 확신을 내려놓고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므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천명했다. 기업을 향해선 팬데믹의 재난을 통해 기업윤리가 바뀌어 상생과 공존에 중점을 두는 기업이 되길 바라고, 시민사회엔 생존의 위기 앞에 위태롭게 살아가는 이들의 애환을 보고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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