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작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1980년에 설립된 한국여신학자협의회는 남성적, 가부장적 질서가 지배하는 교회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주도했다. 또한 1985년에 설립된 한국여성신학회는 한국기독교학회의 일원으로서 여성신학의 학문적 발전을 도모해왔다.

이에 『기독교사상 2월호』에서는 ‘특집- 여성신학, 한국의 여성신학자들’이란 주제를 마련해 여성이 꿈꾸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바랐다.

이번 특집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 부교수 김정숙 박사와 세종대학교 명예교수 이은선 박사, 협성대학교 초빙교수 최순양 박사 등이 ∆한국 여성신학의 흐름과 발자취 ∆토착화신학으로서의 박순경 통일신학과 한국 여성신학의 미래 ∆북미 여성신학과 그 흐름에 대한 단상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다.

먼저 김정숙 박사는 한국 여성신학의 지난 40여 년의 역사를 큰 흐름에서 설명하며 대표적인 한국 여성신학자들의 활동과 저술을 소개했다.

김 박사는 미국에서 시작된 여성신학이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국제적 배경으로 여성해방운동, 라틴해방신학 등의 등장과 확산을 말했고, 국내적 배경으로는 전태일 열사 사건으로 대표되는 노동운동,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의 부각을 들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한국 여성신학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으로 한국여신학자협의회(1980년 설립)와 한국여성신학회(1985년 설립)의 등장과 활동을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대표적인 한국 여성신학자들로 박순경, 김애영, 정현경, 강남순, 이은선의 저서와 활동을 소개했다.

이어 이은선 박사는 1세대 한국 여성신학자이자 여성신학계의 큰 별이라 할 수 있는 박순경 박사의 통일신학을 여성신학적 측면에서 살폈다.

이 박사는 박순경 교수가 추구해온 통일신학이 윤성범, 변선환이 추구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더 급진적이고 전복적인 성격의 토착화신학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신학과 한국 여성신학의 차원에서 박순경의 통일신학을 논했다.

또한 이 박사는 하나님의 전적인 타자성과 초월성에서 출발한 박순경의 신학은 바르트 부류의 신정통주의 신학처럼 보이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민족(한민족)과 민중(여성)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져 한민족의 역사와 현실을 위한 신학, 민중 중의 민중인 여성을 위한 신학으로 거듭나고자 했는데, 이를 ‘박순경 신학의 성령론적 전개’라고 명명했다.

그러면서 이 박사는 “박순경의 통일신학은 ‘신분’(민족), ‘계급’(민중), ‘성’(여성)이라는 세 요소를 통전적으로 아우르며 미래적 통합을 지향했다는 측면에서 그녀의 신학적 비전과 외침은 웅대하고 진실하지만, 너무 서구적이고, 좁은 의미에서의 선교신학적이고, 가부장 중심주의적”이라고 지적하고, “그것의 원인이 박순경이 가진 기독론의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박사는 “이러한 차원에서 서구 전통신학의 부활 독점을 깨고 부활의 평범성과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순양 박사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대표적인 여성신학자들의 주요 사상과 저서를 소개하며 북미 여성신학이 어떠한 흐름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설명했다.

여기에서 최 박사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로즈마리 류터, 네 가지 성서해석 모델을 제시한 엘리자베스 피오렌자, 성서의 언어가 가진 상징성을 중요시하되 문자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샐리 맥페이그, 서구 백인 남성의 이미지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의 경험과 상징으로 표현될 수 있는 하나님의 신비와 다양성을 말한 엘리자베스 존슨, 백인 남성과 백인 여성으로부터 차별받아 온 흑인 여성의 억압과 해방을 추구한 들로레스 윌리엄스 등 다섯 명의 여성식하자에 대해 소개했다.

이를 토대로 최 박사는 “여성신학은 남성에 대비된 ‘여성’의 경험과 현실을 근거로 하나님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출발했으며,(류터, 피오렌자) 하나님을 ‘남성적’ 이미지로만 말하는 것은 지배적이고 강한 하나님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때문에 관계적이고 돌보는 자로서 여성의 이미지로 하나님을 말하려고 시도했다.(샐리 맥페이그, 엘리자베스 존슨)”며, “이후 들로레스 윌리엄스는 북미 흑인 여성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말하면서 그동안 말해지지 않은 하나님의 모습을 강조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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