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베드로 목사.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요즘,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고난과 역경의 고개를 넘고 있다. 각국에서 공격적으로 백신을 접종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감염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뿐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마저 생명줄을 끊어놓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내로라하는 기업들마저 긴축재정에 들어갔으며, 하루에도 셀 수 없는 기업들이 스스로 문을 닫고 있다. 말 그대로 암흑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버릴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가 고난을 극복하고 부활생명으로 거듭나셨듯이 전 세계도 지금의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고 이겨내면 분명히 새로운 시대에 돌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풍파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고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버텨야 한다. 물론 어느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 작금의 세계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위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부자나라나 가난한나라나 형편대로 서로를 도와가며 폭풍을 이겨내야 한다. 희망을 포기하는 순간, 절망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솔직히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로 국가 경제는 마비상태나 다름없고, 진보와 보수로 갈린 이념다툼은 끝이 없다. 동서로 나뉜 지역갈등도 여전하고, 남녀 갈등, 세대갈등, 빈부의 격차 등 수도 없는 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사회를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마저도 없어져 한창 뜨겁게 불타올라야할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기에 빠져들고 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정도로 성한 곳이 하나가 없다.

이런 가운데 사순절을 맞은 우리는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온갖 이기와 욕심으로 점철됐던 과오를 반성하고, 진정 예수 그리스도가 갔던 고난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 이념, 지역, 성별, 세대, 빈부 등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 화합과 일치로 거듭나려는 연단의 노력을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한다. 예수님이 지셨던 십자가를 모두가 나눠 들어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 선봉에 한국교회가 서길 기대한다. 사실 요즘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차마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락한 상태다. 가장 믿고 신뢰해야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신뢰하지 못할 종교로 인식되어 버렸다. 시대적 영향도 있겠지만, 그 원인은 전적으로 한국교회 스스로에게 있다. 물질과 맘몬에 사로잡혀 본질을 잃어버린 결과, 세상을 향해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인기 위주만 쫓아 속빈 강정 같은 설교만 전하니 성도들의 공허함을 채워주지 못했다.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맘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대상이 없어진 셈이다. 해마다, 때마다, 절기마다 한국교회가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릴 높이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래도 다시 한국교회에 희망을 가져본다. 그리고 그 시기가 바로 오늘이라고 본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절. 한국교회가 새롭게 거듭날 시기다. 단지 사순절 기간이니까 의례적인 금식과 새벽기도, 형식적인 경건함과 낮아짐이 아닌, 진정 세상을 섬기기 위해 낮아져야 한다. 더 이상 물질과 맘몬의 노예가 아닌, 오직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해서 전력을 쏟아야 한다. 세상이 진정 어려움에 처할 때 등불같이 환하게 빛을 밝혀줘야 할 사명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21년 사순절 기간, 한국교회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고난행군을 하는 것이 아닌, 한국교회 스스로 깨어지고 거듭나기 위해 고난행군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예장 호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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