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 지 1년이 넘게 흘렀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전통적인 방식의 예배가 금지되거나 대폭 축소되어 교회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그나마 일부교회에서는 온라인 예배를 통해 버티고는 있지만, 작은 교회에서는 이마저도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교회 성도들은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진정한 기독교인으로서의 마음 가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이에 『기독교사상 4월호』가 ‘특집-코로나 시대 예배의 본질을 생각하다’를 마련하고, 우리가 그동안 습관적으로 드리던 예배에 대해 고찰하는 한편, 교회라는 신앙공동체가 예배를 통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통해 예배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했다.

이번 특집에는 영남신학대학교 김명실 교수와 서울신학대학교 조기연 교수, 목원대학교 나인선 교수가 ∆급변하는 시대에도 영속되어야 할 기독교 예배의 요소와 가치 ∆예배, 공동경험과 공동기억의 사건 ∆예배신학의 과거, 현재, 미래 등의 주제로 참여했다.

먼저 김명실 교수는 사회와 교회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전통’과 ‘형식’을 통해 이겨내 왔음을 말하고, 오늘날 코로나19의 확산, 4차 산업혁명의 전개 등 급격한 사회가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유지되어야 할 예배의 요소와 가치에 대해 말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신앙공동체가 드리는 예배는 고유의 순서와 형식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원사’의 이야기(내러티브)를 재현하는데, 오늘날 온라인 예배는 예배의 순서와 형식이 대폭 축소되거나 생략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며, “또한 예배에는 회중의 능동적 참여가 일어나야 하는데, 기존의 예배는 회중을 수동적 존재로 여겨왔기에,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언급한 ‘완전하고(full) 의식적이며(conscious) 능동적인(active)’ 평신도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인간의 육체성에 기초한 영적인 예배, 상징과 예술언어로 표현되는 아름다운 예배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예배가 담지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어 조기연 교수는 예배란 ‘공동경험’과 ‘공동기억’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조 교수는 “예배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십자가에서 달리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것인데, 이 ‘기억’은 단순히 머릿속으로 떠올린다는 뜻이 아니라 예전적 실행 과정을 거쳐 과거의 사건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재현하는 것”이라며, “또한 그 기억은 한 개인의 기억이 아닌 공동체의 기억과 전승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예가 바로 유월절 규정과 의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신약성서에 나타난 최초의 예배 모임, 최후의 만찬, 예수 승천 후 제자들의 모임 등 1세기 교회 공동체는 예수에 관한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었으며, 예배는 이를 떠올리고 현재화하는 행위였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오늘날의 예배는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억’하는 ‘공동체적’인 행위가 되도록 말씀과 성찬의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나인선 교수는 예배의 신학적인 근거가 되는 예배신학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그 미래를 전망했다.

나 교수는 “1920년경 선교사에 의해 목회학의 일부로 출발한 예배학은 1960-70년대를 거치며 실천신학의 한 분야로서 자리를 잡았다”며, “당시 예배학은 외국 예배학자들의 책을 번역하거나 소개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를 넘어 1980-90년대에는 교단의 신학을 반영한 예배학 서적들이 출판되기 시작했고, 학자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며 실천신학의 세부 분야가 각각 독립된 학문 영역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의 예배신학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예배신학의 현재에 관해 오늘날 코로나19 상황에서 예배신학의 주된 논의 두 가지를 설명했다.

나 교수는 “첫째는 예배 방식에 관한 것으로, 전통적 예배 규범이 인간의 생명 보호라는 절대적 규범과 상충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둘째는 기술혁명으로 인해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중첩되는 상황에서 물리적 공간과 시간 안에서 육체를 동반한 대면 예배만이 전인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예배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며, “미래 예배학은 차가운 논리로 무장된 학문이 아니라, 창조와 구속 그리고 창조의 종말론적 완성인 새 하늘과 새 땅을 희망하며, 과거-현재-미래가 중첩된 종말론적 사건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억하는,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의 부르심에 경배와 찬양(doxology)을 드리는 ‘신령과 진정한 예배’의 도래를 선포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4월호에는 특집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미얀마 전문가 장준영 교수(한국외대)가 집필한 ‘시대에 뒤떨어진 눈, 미래를 보지 못한다: 미얀마 쿠데타를 보는 시선’이 오늘날 격화되고 있는 미얀마 사태를 정치적·종교적 차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카고 기쁨의교회 손태환 목사가 ‘의자 하나 내어놓는 일: 우리는 왜 이민자보호교회 운동을 하고 있는가’란 제목으로 흔히 ‘불법 체류자’로 불리는 미국의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운동을 왜 하는지, 어떤 활동을 전개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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