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성문교회 임용화 목사가 성역 34년 만에 담임목사직 은퇴를 앞두고, 본지와 만나 대담을 진행했다.

“개척과 성장 그리고 은퇴까지 성문가족들의 협력과 순종 덕분” 감사 전해
목회는 자신을 버리는 준비로부터 시작해야…지역에 꼭 필요한 교회 소망

성역 34년의 목회사역을 뒤로 천안성문교회 담임목사 은퇴를 앞두고 있는 임용화 목사. 임 목사는 나사렛 교단의 거성이자, 한국교회의 큰 거목으로 한국교회 부흥의 단초를 놓았다. 장로교만 알아주던 시절 나사렛 교단 목회자로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전국에 성령의 불꽃을 타오르게 만들었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교회의 기틀을 세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단 지도자로서, 후배 목회자를 사랑하는 선배 목회자로서, 양들을 치는 주의 종으로서의 사명감당에도 전력을 쏟았다. 이에 본지는 이제 목회 인생 1장은 막이 내렸지만, 목회 인생 2장을 새롭게 시작하는 임 목사를 만나 34년 목회 사역에 대해서 묻고, 오늘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교회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향과 후배 목회자들이 걸어야할 길에 대해서도 고견을 들었다.

▲ 천안성문교회 개척을 준비하면서 첫 예배를 드리던 때를 회상하는 임용화 목사.

△벌써 34년의 세월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34년 전인 1987년 지하25평에서 시작해 1998년 지금의 자리에 새 성전을 건축하면서 함께 해온 천안성문교회의 담임 목사 은퇴를 앞두고 심경이 궁금하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며칠 전 일처럼 개척을 준비하고 첫 예배를 드리던 때가 생생하다. 한 교회에서 개척과 성장 그리고 은퇴까지 34년 세월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요, 좋은 성문가족 여러분의 협력과 순종의 덕분이다. 감사하다는 생각뿐이다.

△천안성문교회는 개척부터 오직 전도와 선교에 전념해 왔다. 특히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해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로서 정평도 나있다. 특별한 비결은 무엇이며, 자신만의 목회 철학은 무엇인가.

=목회 철학이라고 할 건 없지만 개척준비를 하면서 『섬김 목회』를 하겠다고 기도를 했다. 모든 성도를 부모처럼, 형제처럼, 친구처럼, 자식처럼 생각했다. 성문교회 성도들이 이런 저의 마음을 알고 오히려 저에게 협력과 섬김으로 목회를 도와 주셨다.

△천안성문교회에서 34년 동안 ‘희로애락’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기뻤고, 때로는 노엽기도 했던 일들이 있었는가. 여러 가지 일들이 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창립예배를 드릴 때와 건축을 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개는 건축할 때 교회가 시험에 드는 예를 많이 보았다. 오히려 건축할 때 성도들이 더 하나로 뭉쳐서 기도했고, 힘에 겨울 만큼 헌금을 해주셨다. 은혜롭게 건축을 마칠 수 있어서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됐다.

후배 목회자들을 위해 아낌 없는 충고를 던진 임용화 목사.

△많은 후배 목회자들이 해마다 부름 받은 사명대로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도 분명 존재한다. 선배 목회자로서 한 목양지에서 34년 동안 있으면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린다.

=목회는 나를 버리는 준비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을 버리지 못하면 많은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된다. 교회에 모든 것을 결정할 때는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꼭 해야 할 이유를 성도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성도들이 이해할 때까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줘야 한다. 대신 결정이 되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성도들이 볼 때 기도하는 모습,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성도들에게 말로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목회자의 생활과 가정을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 설교준비는 철저하게하고 대충하지 말아야 한다. 꼭 원고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중언부언 하지 않는다. 개척교회든 기성교회든 항상 성도들에게 주와 함께 하는 비전을 제시해 줘야 한다. 한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 책을 많이 읽고, 자기만의 독특한 은사를 갖는 것도 좋다.

△앞으로 천안성문교회가 어떻게 나아가길 소망하는가.

=성문교회는 3년 전부터 교회 전교인 투표를 통해서 후임자를 정하고 함께 동사목회를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흔들림 없이 교회는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다. 후임자와 전임자가 교회 여러 분야에 관해 함께 상의한다. 주일예배도 나눠서 설교한다. 전임자의 목회 마무리와 후임자의 목회 계획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전임자의 선교와 전도에 후임자의 청소년사역을 접목해 가면서 지역에서 꼭 필요한 교회가 되길 바란다.

교단지도자로서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임용화 목사.

△천안성문교회뿐 아니라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로서의 역할도 다해 왔다. 특히 교단 감독으로서의 중책도 맡아 온힘을 다해 왔다. 교단 지도자로서도 한 말씀 부탁한다.

=교단 지도자들이 한국교회를 향해 마음을 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역연합 또는 한국교회 전체의 연합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협력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나사렛대학교로부터 학교발전에 공헌한 것을 인정받아 명예박사학위까지 수여했다. 그만큼 학교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후배 목회자를 사랑했다고 본다. 학교를 사랑한 이유가 따로 있는가.

=나사렛 대학 초창기부터(천안 이전부터)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신학교를 대학으로 승격시키는 일에 함께 했다. 신학대학은 교단의 심장과 같다고 생각한다. 또 목회자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에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 모두 소중하다고 말하는 임용화 목사.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특히 한국교회는 예배의 제약까지 받으면서 이제는 예배의 회복이 새로운 주제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가 강타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

=지난해부터 발생한 코로나19는 교회의 예배, 소규모 모임, 활동 등에 많은 제약을 가져왔다. 특히 식당을 운영하지 못하여 함께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친교에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그러나 전쟁, 재난, 전염병 등 어떠한 환경에서도 예배는 중단될 수 없다. 대규모로 모이는 예배의 형태를 시간을 나눠 드리는 형태로 바꿔서라도 드려야 한다. 예를 들면, 1000명이 모이는 교회라면 200명씩 5번에 나누어 드리는 것이다.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를 두고서 갑론을박이 심하다. 코로나 시대에 흩어지는 교회가 대두되면서 기존 모이는 교회의 역할이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딱 잘라서 무엇이 옳다고 보기 힘들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교회는 먼저 모여서 예배하고 믿음의 준비를 한 뒤 흩어져서 씨를 뿌리고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에 둘 다 중요하다.

목회는 절대 권력이 아니라 더 낮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임용화 목사.

△오늘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분열과 갈등이라고 본다. 여전히 하나 되지 못하고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서로 다투는 모습은 이미지 실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한국교회가 큰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각종 문제는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에 대해 목회자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주님이 하셨다”는 믿음이 있다면 겸손, 양보, 신뢰, 인정과 같은 것들을 못한 이유가 없다. 목회는 권력이 아니라 더 낮아지는 것이다.

은퇴 이후 선교지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받은 사랑과 은혜를 다 베풀겠다는 임용화 목사.

△은퇴 이후가 궁금하다. 특별한 계획이나 소망이 있는가.

=은퇴 후에는 선교지에 가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까지 교회에서 받은 사랑과 은혜를 다 베풀며 살고 싶다. 갈 곳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

△끝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교단과 교회에서 저에게 부여해주신 사역은 끝나지만 개척하고 34년 간 저와 같이 행복한 목회자가 있을까 할 정도로 감사하고 고마웠다. 받은 모든 것 나눠주고 돌려주면서 살 생각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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