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만 목사.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을 필두로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기념일이 계속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어린이 주일이다. 흔히 어린 아이는 한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고 한다. 지금은 비록 작고 연약한 아이의 모습이지만, 그들의 존재는 소중하다.

예수님도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눅 18장 16-17)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아이와 같이 행동하고, 생각할 때 비로소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물며 어린 아이와 같이 되지는 못할망정, 어린 아이를 때리고 폭언하고 천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작금의 세상은 어린 아이들이 살기에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현장이다. 얼마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인이 사건’이 있다. 어른들의 무자비함이 드러난 전형적인 사건이다. 더욱이 믿는 사람들의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들의 행위에 온 국민은 혀를 내둘렀고, 작디작은 정인이가 꼭 천국에 가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 아이가 그렇게 고통당하고 있을 때 어른이라는 우리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이번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처럼, 소중한 아이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참으로 억장이 무너진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도 또다시 반복된 아이를 향한 폭행사건은 인간의 악함이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그 누구도 아이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가할 자격이 없다. 설령 아이의 부모라고 해도, 어떠한 이유를 가져다 붙인다고 해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모두가 아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되는 아동 폭력은 겉모습은 어른이라고 해도,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말 그대로 ‘어른아이’들의 형편없는 행동이다.

가정의 꽃이자, 희망이며, 행복과 사랑의 근원인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상처 받는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존재 자체로 빛이 난다. 개인의 욕망과 이기심이 아닌 하나님께서 맨 처음 주신 온전한 사랑의 마음을 품은 아이들이야말로 오늘 우리 어른들이 본 받아야할 것이다. 꽃으로 태어난 생명이 꺾이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지키고 보살펴야 한다. 아이들이 사랑에 목말라 하지 않도록 넘치도록 큰 사랑을 전해야 한다.

1등만 강요하는 세상을 만들어 놓은 어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만큼은 절대로 1등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세상을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 나라와 사회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한국교회가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의 꽃씨를 심어야 한다.

비록 코로나19로 이번 어린이날 우리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지는 못해도, 그 마음만큼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길 희망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 아이들이 사랑 받는 세상, 아이들의 고통이 없는 세상, 아이들의 아픔이 없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예장개혁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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