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성 목사.

가정의 달이 무색할 정도로 패륜적 범죄가 끊이지 않은 5월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폭행하거나 살해하고, 본인은 먹지도 못한 채 자식 뒷바라지에만 전념한 아버지를 수차례 폭행한 변호사가 있는가 하면, 부부싸움 중 남편을 칼로 찌르거나 반대로 부인을 폭행하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연일 뉴스에서 쏟아지는 끔찍한 사건사고는 보는 눈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참혹했다. 이것이 진정 누구보다 예의범절을 중요시 하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오늘의 현실이다.

5월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등 포근하고 훈훈한 날이 많은 달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무한한 사랑을 주고, 평생을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은 부모님에게 사랑으로 갚고, 자신의 평생 배필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그런 달이다. 말 그대로 사랑이 강같이 흘러넘쳐야 정상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가정은 사랑이 메말랐다. 작은 잘못 하나도 용서하지 못한다. 실수하거나 혹은 정말 잘못한 일이라고 해도 너그러이 봐주는 일이 없다. 가족이 남보다도 못한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왜 오늘의 가정이 파괴되고, 추락하는 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 가정파괴는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등 전통적 가족의 모습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가족은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그리고 손자에 이르기까지 대가족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가정교육 역시 대를 이어 이뤄졌으며, 그 과정에서 아이는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랐다. 하지만 오늘 가족 구성원은 부모와 자녀로 국한된다. 그것도 자녀가 1명인 가정이 대다수이며, 심지어 자녀 없이 부부만 살아가는 ‘딩크족’까지 생겨났다. 그러다보니 개인이기주의에 빠져 자신만 사랑하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자기애만 강한 나머지 부모에게 위해를 가하고, 자식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배우자에게 폭행을 일삼는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당장 대가족으로 다시 회귀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핵가족화, 1인가구의 증가는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손을 놓고 있을 노릇도 아니다. 오늘에 걸 맞는 가정교육이 절실하다. 그 중에서도 가족구성원끼리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솔직히 오늘 패륜적 범죄들은 모두 서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 것들이다. 충분한 대화나 이해 등을 통해 갈등을 없애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이 폭발되어 살인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크리스천 가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국IFCJ가정의힘이 전국 5세부터 고등학생 자녀를 둔 개신교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신앙 및 자녀 신앙 교육에 관한 조사’ 결과, 신앙수준이 높은 가정일수록 갈등 비율이 낮게 나타났으며, 갈등 해소에 있어서도 원활할 뿐 아니라, 자녀 양육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믿음이 강한 크리스천 가정일수록 가족 간 갈등이 적은 셈이다. 온 가족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정에서도 아버지의 주권 아래 예배를 드리는 등 믿음생활을 잘하면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가족 간 사랑과 신뢰는 곧 어떠한 불협화음도 금방 해소시키는 놀라운 효과가 있다.

교회 안에서도 끊임없이 가정의 소중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담임 목사가 성도들에게 십계명 중 제5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이 생활화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사회와 국가의 기본이 되는 가정에서부터 주님의 말씀이 위에 서고, 화평과 화해,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되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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