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지난 18-20일 개최한 제61회 총회ㆍ에큐메니칼 선교대회에서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기치로 내걸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의 새 역사를 열어가는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교회협의 이같은 결의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 상황 속에서 나왔다.

교회협은 이번 총회에서 채택한 제61회 총회 선언에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백성의 공공성의 열망에 부합한 초창기 기독교의 생명력을 잃어버린 채, 시민과 사회가 요구하는 공의와 공공성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회협은 교회의 현실을 향한 공공성 강조와 촉구의 현실적 기초는 다름 아닌 교회 내부의 투명성과 공신력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교회가 또 다른 이익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지향하는 공동체이며, 그 복음을 현실 속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공적 권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교회협은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상실한 점에 대하여 깊이 회개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가 피조세계의 공공적 삶과 신뢰를 온전히 이루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한국교회의 공신력이 추락된 이유가 교회 자신에 있었음을 고백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하나님과 세상 앞에서 교회와 사회를 향한 새로운 해법과 희망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우리 안으로부터 공공성과 신뢰를 세워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회와 국가 사이의 관계(정교분리, 기독교정당, 교회세금) △한국교회의 종교, 사회, 문화적 배타성(교단분열, 종교근본주의) △한국교회가 사회 지탄이 되는 문제 등을 과감히 극복하여, 세상의 희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교회협은 교회의 내적 각성과 현실적 연대로써 교회의 양극화 극복, 교회의 공공성 회복,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구체적 노력들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번 총회에서 교회협은 교회의 세습이라는 일각의 부끄러운 모습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사유화하는 교회세습을 부끄러운 죄로 고백하며 세습의 관행과 문화를 근절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교회는 이기적인 나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위하여 존재할 때에 진정한 교회가 된다는 점을 직시했다. 세상의 관행과 권력과 우상에 편승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에 대한 경외의 마음으로 병든 세습의 문화를 청산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공공성 회복의 첫걸음으로는 성직자 소득납세와 교회의 재정 투명성 확보를 제안했다. 한국교회의 재정 투명성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소중하게 관리하는데 미흡한 점에 대한 성찰을 불러오고 있다며 교회가 초심으로 돌아가 먼저 우리 안의 가난한 사람을 없게 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교회의 과제를 생명을 다해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불어 살아가는 공공적 삶의 구현에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한국교회의 사회책임, 참여, 그리고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JPIC) 운동이 교회의 사회를 향한 관심과 선교적 책임 속에서 수행되었던 소중한 유산들이었음을 직시하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공공적 삶의 구현을 위하여 피조세계를 더욱 생명의 삶으로 인도하는 과제에 앞장서 나갈 것을 분명히 했다. 세계적 지평에서 거시적 안목으로 모든 피조물의 터전인 우리의 삶과 현실을 공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몸을 실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교회협은 공공성 회복을 위하여 교회와 민족에게 시대의 희망으로 다시 서고자 한다는 열망을 강조했다. 교회협은 “다가오는 한국사회와 교회의 미래는 정치 지형의 변화로 사회적 변화가 예견된다”면서 “2013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는 한국의 교회에게도 창조적 변화를 일으켜, 공적 갈망을 지닌 피조세계의 그리스도인과 사회의 큰 도전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계기”라고 내다봤다.

교회협은 공공성을 화두로 다가오는 2013년을 한국교회가 민족과 사회와 교회의 공공성에 기여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공동체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부문과의 긴밀한 만남을 통하여 사회의 공공성과 교회 자체의 공공성의 회복을 위한 방안과 제도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교회협은 이 시대와 오늘의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며 새로운 공적 세상과 구조를 갈망하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과 사회 구성원들을 바라보면서,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하여 정의 평화의 길로 이끄시는 생명의 하나님께 겸손히 순종함으로써 민족과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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