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터널을 통해 성 안으로 흘러 들어간 기혼샘의 물은 큰 연못을 이루었다. 이 못이 바로 실로암 못이다. 이제 예루살렘 주민들은 성밖 계곡 밑에 위치한 기혼샘까지 내려갈 필요 없이 성안의 실로암 못에서 편하게 물을 긷게 되었다. 전쟁이 일어나 적들이 예루살렘을 포위해도 성안의 급수는 전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바로 기혼샘으로부터 보냄받은 물이 실로암 못에 머물러 그들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실로암은 ‘보냄 받았다’는 뜻이다(요9장)


이 실로암 못이 바로 이 땅에 보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예수님에 의해 보내심을 받은 성령님을 상징한다는 것도 짐작하게 된다.

기혼샘과 실로암못을 연결하는 수로의 길이는 무려 5백40미터나 된다. 그러나 그 고저의 차이는 단지 2미터정도밖에 나지 않아 기혼샘을 떠난 물은 실로암 못에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흘러 든다. 그리고 예루살렘 사람들 곁에 소리없이 머물며 그들을 위한 생명수가 되어준다. 보냄 받은 자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웅변해주는 듯하다. 나는 이 땅의 선교사로 보냄 받은 지 벌써 10년을 넘겼다.

 조승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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