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성 교수
 교회는 “하나뿐이며, 거룩하며, 보편적이요, 사도적이다”.
위에 단 한 줄로 교회의 네 가지 속성을 설명한 니케야 신경 (325년)과 콘스탄티노플 신경 (381년)의 가르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네 가지가 교회로서 존재하려면 유지해야할 내적인 원리라는 말이다. 사도신경에서는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고백했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며, 거룩해야 하며, 보편성을 갖고 있어야 하고, 사도적이어야 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교회는 네 가지 본질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교회는 세상에 대해서 패권주의를 구사해서도 안되고, 동시에 패배주의에 빠져서도 안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한 성도들의 집합적인 모임으로서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목표로서 네 가지 외적인 특징을 드러내야만 한다. 교회의 네 가지 근본적인 속성들은 성령의 선물 (as gift)이기도 하고, 그렇게 목표를 정하고 이루어가라는 부르심 (as calling)이기도 하다.

나는 현대 교회를 위해서 무엇이 통일성, 혹은 하나됨의 의미인가를 밝히고자 한다.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해야할 성경적 요청에 대해서 겸허하게 반성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교회의 통일성이란?

필자는 먼저 교회의 통일성이라는 것이 무엇을 본질로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간략히 제시하고자 한다. 본질적으로 교회가 하나라는 말은 보이는 구조나 제도나 조직의 통일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통일성, 보이지 않은 통일성을 갖추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통일성이라는 속성은 그리스도에게 속한 교회만이 보여주는 중요한 모습이다. 비록, 교회의 형태적 다양성과 복합성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교회라는 모임은 믿음의 관점에서 오직 한분 그리스도만 드러낸다.

그렇다면 성경은 교회의 통일성을 어떻게 증거하고 있는가? 요한복음 17장에는 하나된 제자들로, 사도행전 2장 41-47절에서 성도들의 유무상통, 고린도 전서 12장 4-27절의 은사들의 통일, 에베소서 4장 1-6절에 특히 강조되고 있다;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교회는 머리가 되시는 분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분이요, 믿음이 하나이며, 세례가 하나라는 의미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서 연결된 지체이다. 교회의 통일성이란 그리스도가 머리이기에 주어지는 특징이다. 교회는 모두 다 그리스도에게 연결된 사람들이다. 소속감을 주는 다른 상징이나, 지도자나, 혹은 특징이란 있을 수 없다. 교회의 정체성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머리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다.

교회의 통일성은 동시에 영적인 통일성이라고 부른다. 물론 교회의 통일성은 모든 사람에게 보이도록 드러난다. 모두 다 그리스도와 관련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통일성이라는 속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교회가 가지고 있던 정체성의 근간이요, 으뜸되는 특징으로서, 신약 성경이 증거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교회의 통일성이란 하나님의 구속의 언약 가운데 근거를 둔다. 성령에 의해서 그리스도와 교제를 갖도록 부름을 받은 사람들, 하나님의 아들이 주시는 은혜 안에서 영원한 선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하나라는 뜻이다. 이 공동체 안에 속한 사람들은 창세전에 선택되어서 (엡 1:4),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영생을 맛보며, 성장하며, 매일 공급되는 은혜를 입어서 살아간다.

이제 교회의 통일성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통해서 무엇이 문제점으로 등장했는가를 인식하여 보자. 필자는 시대에 따른 세 가지 중요한 입장들, 즉 로마 감독 수위권 하에서 행정적 통일성에 대한 주장, 복음주의 교회들의 무정부주의적인 입장들, 에큐메니즘 운동에서 나온 일치성의 문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대표성으로 통일성을 대체한 교회들

교회의 통일성이란 수많은 지역 교회들이 초월적인 권위를 가진 하나의 지도자 밑에서 서로 연결되어서 구성되는 집단적인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 헬라 동방정교회, 콥틱 교회 등에서는 상화 관계로 구성되는 제도적인 통일성을 가장 으뜸으로 내세운다. 교회의 통일성이란 한 감독의 지배와 통치 하에서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다. 

특히 로마 가톨릭은 교회의 제도와 통치 구조가 감독 중심의 단일 명령체제여야 하며 이는 베드로 사도의 수위권 하에서 통일성을 갖춘 것이라고 주장한다. 1964년에 발표된 제 2차 바티칸 회의에서 선언한바 있다. 제 18항목에서, 베드로를 이은 교황은 교회의 통일성을 세우는 가장 근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서에서 성령과 교황이 통일성의 기본 원칙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매우 의문스럽다. (제 13항, 18항).   

사도행전 20:28절과 디모데전서 3장 2절에서 “감독”은 지역교회를 대표하는 직분자로 언급되어 있다. 다만 집사와 함께 구별된 직분이었다. 장로와 감독은 서로 동일한 권위를 인정하면서 교환적으로 사용되는 호칭이었다 (디도서 1:5-7). 이런 해석은 로마의 클레멘트가 주후 95년에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에 나와 있다. 주후 98년에 나온 「교훈집」에도, 감독과 집사가 두 직분자들이 교회에 세워져 있음을 설명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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