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계획의 주체는 목회자가 아닌 교인들…공감대 형성 중요
각 교회의 핵심가치인 교회의 존립 목적과 사명, 비전 담아야

신년 목회계획을 세움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교계전문가들은 ‘예배’를 제일 먼저 손꼽았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자, 기본적인 사역인 예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개 목회자들은 목회계획을 세울 때, 예배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 매 주마다 반복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것으로 간주해, 다른 부분에 비해 소홀하거나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계 전문가들은 “예배는 모든 목회의 기본이며, 어떻게 예배를 드리느냐에 따라 교회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철저한 계획과 실천의지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장로교신학 학장 서헌철 목사는 “‘예배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계획하느냐’에 따라 예배의 감동이 달라질 수 있기에 나름대로 계획성을 갖추어야 한다”며 “올바른 예배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기존 예배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목사는 또 “기존 예배의 요소와 순서, 소요시간이 적절한지, 예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떠한지, 성도들의 예배의 자세와 태도는 어떤지를 꼼꼼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예배의 순서와 시간 등을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예배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는 ‘교회력을 근거로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교회력을 따를 때,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샬롬교회 정진성 목사는 “교회력은 1년을 그리스도의 생애를 기준으로 나누어 구성됐기 때문에, 교회력을 따르면 1년 내내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며 “교회력에 따라 예배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목사는 “교회력의 토대 위에서 매주일의 성경본문과 설교, 기도, 찬송, 예복, 예배당의 색깔 등을 계획해야 할 것”이라며 “예배 계획을 세울 때는 교회력과 예배에 관한 각종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예배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계획대로 드려지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목회전략컨설팅연구소 소장 김성진 목사는 “예배에는 계획과 준비가 불필요한 것 같지만 사실 준비한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철저한 예배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김 목사는 “‘예배 준비 팀’이나 ‘예배를 위한 중보 팀’을 조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예배를 드리기에 앞서 음악과 영상, 음향 등 기술적인 문제를 사전에 연습한다면, 예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화된 예배, 시도해 볼만…

보통 예배는 매 주마다 반복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 이렇다 보니 다른 부분에 비해 소홀하거나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예배가 감동과 은혜를 주지 못한다고 느껴진다면 특화된 예배를 시도해 볼 만하다.

청주 주님의교회 주서택 목사는 매달 한 번씩 예배를 성찬식으로 진행하면서 주님과 하나가 되는 믿음의 실제적인 체험을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설교가 없이 이뤄지는 이 성찬예배는 오직 성찬식만을 위한 예배로 드려진다. 온 몸으로 말씀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는 것이 바로 성찬식이라는 것이 주서택 목사의 설명이다.

조명으로 성찬식 분위기를 연출하고, 1시간 10분에서 30분 정도 소요되는 이 성찬예배는 예배의 한 순서로서의 성찬식이 아닌, 성찬식만을 위한 예배라는 점이 특징이다. 성찬예배는 여는 찬양, 합심기도, 성찬식,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 간증, 축도 등으로 이뤄진다.

주서택 목사는 “성찬식에서 성도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명씩 앞으로 나와 떡과 잔을 받은 다음 자리로 돌아가 기도하도록 인도한다”며 “성찬식 동안 찬양팀은 떼제찬양을 중심으로 계속 고요하게 찬양하고, 집례자는 성령의 인도하심 아래 순간순간 기도제목을 정하고 온 성도들이 합심해 마음의 상처와 몸의 질병, 개인적인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도록 인도한다”고 설명했다.

분당구미교회 김대동 목사는 송구영신예배와 신년예배에 대해서도 기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대동 목사는 “예배가 흥미를 유발하는 기념행사로 전락되면 안 되겠지만, 하나님 안에서 예배자들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공동체성을 확인하고 축하하고 축복하는 잔치의 장이기도 하다”며 “이러한 내용들을 아우르면서 송구영신예배나 신년예배를 기획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송구영신예배는 한 해 동안 성도들의 삶을 살피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성도들에게 신앙적인 도움과 도전, 그리고 결단의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하나님을 믿는 바른 신앙 정립을 촉구하는 말씀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예배가 성도들이 물질과 건강, 복을 구하는 ‘기복행위’로 치닫지 않도록 늘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김 목사는 “송구영신예배는 그 동안 신앙이 해이해졌던 성도들에게 다시금 신앙적 각성을 갖게 하는데 유익한 시간”이라며 “또 전 가족들이 함께 참석하기 때문에 자녀들과 한 자리에서 함께 축하하며 축복을 베풀 기회이자 부모의 신앙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신앙의 대물림을 하는 데 유익한 시간”이라고 정리했다.

△교회 구성원들과 호흡하라

예배 외에도 신년 목회계획을 세우는데 고려할 사항은 매우 많다. 분명한 점은 각 교회의 핵심가치인 교회의 존립 목적과 사명, 비전을 분명하게 담은 연간 목회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교회 구성원들과 항상 호흡하면서 목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목회계획은 표어 시행을 위한 세부 방침을 중심으로 구성해 왔다. 예를 들어 ‘전도에 힘쓰는 교회’ 또는 ‘새로운 희망으로 도약하는 교회’ 등의 표어를 정하고 월별 목회계획을 세운다. 여기에 교회 연례행사들을 배치하고 교회력에 따른 절기 행사, 부흥회나 특별기도회 등의 계획을 넣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에 대해 많은 목회자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표어에 맞춘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계획을 세우다보니 목회계획대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제직을 비롯한 전체 구성원들과의 호흡과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목회자가 정한 일방적인 목회계획이 한 해 동안 어렵게 흘러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계 전문가들은 목회 계획의 주체에 목회자가 아닌 교인들을 놓으라고 제안한다. 교인들을 변화시키고 이들의 재능과 은사를 끌어내 효과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를 돕도록 하는 것이 목회계획 설정의 기초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회의 목적성 필요성 생산성을 고려, 장기계획을 세우고 단기별 목표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교인들을 참여시켜 교회 목적 설정을 위한 연구팀을 가동하라고 권한다. 담임목회자의 목회관과 비전을 교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조화시켜 교회의 존립 목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연구팀에서 세운 종합계획과 비전 위에 교회의 사명을 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3-5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연간 목표는 중장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단계적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든 교인에게 교회의 목적과 사명을 꾸준히 설명하고 교육하는 일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오늘날은 ‘소통’의 시대다. 목회계획을 세움에 있어서도 제직을 비롯한 교인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대화하며 소통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기획목회 7대 원리

미래목회포럼은 최근 기획목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미래목회의 방향을 제시했다. 미래목회포럼은 기획목회의 7대 원리로 △목적과 목표설정을 잘 하라 △일의 우선순위를 지혜롭게 결정하라 △효율성을 철저히 따지라 △연계성을 통해 일을 처리하라 △동기부여를 적극 활용하라 △반드시 평가를 통해 사역을 점검하고 분석하라 △통전적 성경을 기대하고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목회포럼은 어떤 목회를 할 것인지 목사가 목회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미래 교회에 대한 비전과 장단기 계획(10년), 핵심사역과 단계별 전략에 대한 그림을 품고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종류가 많은 지나친 계획은 변화의 결과를 혼돈되게 할 수 있고 무계획은 변화의 결과를 볼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원형교회를 닮은 목회계획, 리더십이 강한 목회계획, 전략적이고 지역과 회중의 필요를 채우는 목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목회포럼은 또한 어떤 주일 예배를 드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의 핵심은 예배이며, 그 중에서도 주일예배는 가장 큰 에너지를 투자해야 할 사역이라는 것이다. 특징 있는 예배를 창조하고 새 시대에 맞는 예배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목표가 있는 예배, 역동적이고 활기찬 예배, 참여시키는 예배, 과정을 중시하는 준비된 예배, 생산의 예배가 되게 하고, 예배의 훈련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목회포럼 직전 이사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급변하는 목회 환경에서 어떻게 변화를 주도하는 목회를 할 것인지가 목회자 모두의 고민일 것”이라며 “창의적 목회 전략을 수립하고, 목회 환경 변화와 영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특화된 형태의 목회돌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호산나교회 홍민기 목사는 “많은 교회가 다음세대에 대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다음세대들은 교회가 자신들을 향한 비전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저 교회는 장년들을 위하여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만 느끼고 있다. 교회는 결코 표어 등을 통하여 다음세대를 감동시킬 수 없다. 다음세대 사역의 핵심은 관계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사역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음세대와 뒹구는 사역을 할 때 다음세대의 새로운 영적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신교회 이윤재 목사는 “가끔 한국교회 목회가 방향 없이 아무데나 달리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시대에 따라, 바람에 따라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우리 시대의 목회 트렌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목회의 연륜이 쌓여져 가면서 목회는 목회자라는 것을 알았다. 목회가 가끔 목회자가 갖는 신학이거나 도구, 무기, 스킬,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목회는 목회자이다. 목회는 목회자가 가진 무엇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어 △영성목회는 목회자로부터 시작된다 △자기를 포기하는 만큼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 △성경을 붙잡아야 한다 △영성목회의 중심은 예수님이다 △관계적이어야 생명적이다 △묵상의 훈련이 필요하다 △영성형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목회는 내 안에 있는 예수님의 생명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