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고 다시 한해가 시작된다. 이 즈음이면 우리 주위에 불우이웃들이 생각난다. 아울러 교회의 책임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이며, 그 사랑을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커다란 교회라면 더더욱 그러해야 한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교회의 모습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이 더욱 많이 들려온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여의도의 대형교회와 강남의 대형교회의 모습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여의도의 대형교회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원로목사 일가의 재정 및 불륜의혹이 수면 위로 또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교회의 잡음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원로목사의 재정 및 불륜의혹을 일부 교인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고 나선데 이어 공중파 방송에서까지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이 교회 담임목사와 교인들은 원로목사에 대한 방송이 잘못됐다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원로목사 일가가 한 점의 의혹 없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세상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강남의 대형교회는 수천억원 대의 건물을 건축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더니 불법건축 의혹과 담임목사의 표절 의혹 등에 휘말리며 가시밭길을 걸었다. 우여곡절 끝에 교회건물을 완성했으나, 교회 안의 갈등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이 교회가 불법적으로 으리으리한 건물을 지었고 세상의 부와 권력을 탐하고 있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 두 교회의 모습은 대형교회가 교회와 사회 안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큰 교회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한국교회를 향한 책임과 대사회적 책임이 그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영혼을 구원해야 할 교회가 영혼 구원의 사명은 외면한 채, 교회 안에서 이해관계에 얽힌 다툼을 지속한다면 한국교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는 한국교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두 대형교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 교회의 분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교회세습 등 교회의 부정적 모습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해를 보내고 다시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성과 회개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또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끊임없이 개혁해 나가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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