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준상 목사
한국어와 알타이어계와의 관계
19세기의 우랄 알타이어족과 가설은 주로 이들 언어 사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몇 개의 현저한 구조적 특징에 입각한 것이었다. 국어의 우랄 알타이 계통설은 이들의 구조적 특징이 국어에서도 확인됨으로써 제기된 것이었다. 그 공통특징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음조화와 문법적 교착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구조적 특징 위에 세워진 우랄 알타이어족의 가설이나 여기에 국어를 추가하는 가설은 그 근거가 매우 빈약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둘 또는 그 이상의 언어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특징의 일치는 아무리 인상적인 경우에라도 친족관계를 증명하기에는 부족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의 유사는 동계의 언어들 사이에서도 발견되지만 그렇지 않은 언어들 사이에서도 발견되므로 이것은 친족관계의 증명에 결정적 증거로 이용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통특징들의 존재가 전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친족관계에 대한 강력한 암시를 던져 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그런 특징들의 묶음이 어떤 언어들에만 발견되어 그들을 이웃 언어들로부터 뚜렷이 구별시켜 줄 때, 이것은 친족관계 증명의 단서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국어와 알타이어계의 공통특징을 여기에 열거해 보는 것은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①모음조화가 있다. ②어순의 자음이 제약을 받고 있다. ③교착성을 보여준다. ④모음교체 및 자음교체가 없다. ⑤관계대명사 및 접속어가 없다. ⑥부동사가 있다.

국어와 알타이어계를 둘러싼 언어들(인도 유럽제어, 우랄제어, 중국어, 고아시아제어 등) 중에는 위의 특징들의 몇몇을 가지고 있으나 그 전부를 가진 것은 없다. 특히 우랄제어는 위의 대부분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마지막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국어와 알타이제어는 위의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하나하나의 내용에 있어서까지 현저한 일치를 보여준다. 구체적인 6가지의 특징들은 요약하기로 한다.

그러나 국어와 알타이제어 사이에 중요한 구조적 특징들이 일치함은 사실이지만 차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가령 알타이제어에 있어서 명사나 동사의 최소형은 어간이다. 즉 명사는 아무 조사 없이 주격형으로 쓰이고 동사 어간은 명령형으로 쓰인다.

그런데 국어에서는 주격 조사가 엄연히 존재하며 동사 어간이 어미 없이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그렇게 많지 않으며, 위의 6가지 공통특징에 비하면 중요성이 작은 것들이다. 이만한 차이들은 공통조어에서 분열된 뒤의 서로 다른 발달의 결과로 설명될 수 있음직 하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런 차이가 알타이제어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것보다 알타이제어와 국어 사이에 더 현저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국어와 알타이제어의 친족관계가 소원함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와 알타이제어의 형태론적 비교
언어의 친족관계의 증명은 자재적(資材的) 세부의 일치를 발견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우연성이나 차용의 결과로 설명될 혐의가 있는 것들이 없지 않으므로 일들은 철저히 배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비교방법은 이러한 유효한 일치만을 추구하기 위하여 발달된 것이다. 이 방법은 어휘나 문법형태의 비교에 있어 엄밀한 음운대응의 규칙을 수립한다. 동계언어들의 사뭇 다른 음운체계는 공통조어의 음운체계로부터의 서로 다른 규칙적 변화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그들 사이에는 엄밀한 대응의 규칙이 수립될 수 있는 것이다. 언어의 비교는 외형의 상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 대응의 규칙에 의해서 행해질 때 비로소 믿음직하게 된다. <계속>

사)한민족세계선교훈련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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