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수강 목사
한국교회의 성장은 먼저 하나님의 돌봄과 은총, 성도들의 피와 땀의 자양분으로 이루어진 열매다. 선교초기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 교회만큼은 정성들여 유지한 믿음의 조상들의 헌신은 한국교회의 초석이요 성장의 기틀이 되었다. 예배처소가 비록 허름한 창고나 초가집, 사랑방, 움막이라도 거룩한 믿음을 가진 신앙인들의 진실한 기도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앞세우는 믿음이 중심을 이루었다. 

초기교회는 모든 사람들의 호기심 대상이며 어른들은 선뜻 나오지 못하였어도 어린자녀들을 내보내 신앙교육을 받도록 하는데 타 종교인들도 적극 동참했었다. 가난하던 시절에 교회는 헌금이 적어 운영조차도 어려웠으나 이심전심으로 교역자와 성도들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순전한 신앙심과 교회를 부흥시켰다. 교회는 비록 겉으로 보기에 보잘 것 없어도 그 속에는 하나님의 신성과 거룩함이 성도들을 통해 묻어났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진실한 마음과 거짓 없는 행동으로 세상에 드러내면서 생활했다. 그러한 결과 팔구십 년대에 한국교회는 일천이백만의 교세, 국민의 사분일이 기독교인임을 자랑하게 됐다. 그런데 지금 그 교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가?

이제 돌아 보건데 한국교회의 교인 수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그 원인을 알고 치료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지어놓은 건물 경상유지도 어렵게 되는 경우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가? 이는 사회 경제 성장과 더불어 갑자기 부자 된 졸부의 근성이 교회에 전이되 교회가 어느 때부터인가 수많은 교인 수와 각종 헌금의 축척, 교회건물 부동산의 가치를 세력으로 내 세우는 부흥의 가치 기준이 변질된 이후 교회는 신성과 거리가 멀게 되었다. 

교세의 기준이 어느 때부터인가 성도들이 부담하는 각종 헌금의 위력이다. 성도들도 헌금의 많고 적음이 교회내의 중요 직분 임직과 맞물렸고, 쌓인 재력이 교회를 내세우는 명함이 되었다. 헌금의 위력은 개척교회를 단숨에 중형 교회로, 중형 교회를 대형교회로 성장 시키게 되었고 그 성장한 교회는 교단 내외에 역량을 과시함과 동시 그 교회를 담임하는 교역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하였다.

교회는 실제 헌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대우가 다르고 각종 회의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은 역시 헌금을 많이 부담하는 자들이며, 그들은 교회내의 중요 직책을 두루 갖게 되어 교역자도 헌금을 많이 부담하는 교인들에게 올바른 소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한국교회 내에 고질병으로 자리했다. 믿음이 바탕을 이룬 거듭난 신앙을 가진 성도는 물질에 대한 주인의식이 하나님께 있기에 언제나 겸손한 마음 자세로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에게 드린다는 신앙인데, 거듭나지 못한 교인은 내가 힘써 모은 나의 물질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마음이 있어 교회에 기여하는 자신을 교회가 특히 교역자와 성도들이 인정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조금치도 자신의 기여를 불인정하거나 푸대접 하는 일이 있으면 헌금을 앞세워 교회에 협박도 서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기여란? 낡은 교회 건물을 새로 건축 할 때에 작정한 건축 헌금의 액수와, 연말 예산 편성 때에 본인 부담의 비중을 말한다. 이로 인해 예산에 대한 지출 편성 액 결정을 본인의 의도대로 처리되기를 주문하였다가 먹히지 않으면 교회를 불출석하거나 지지그룹과 동반 퇴진의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실제 한국교회의 속을 들여다보면 교역자는 겉으로는 큰 교회 수많은 성도로 인해 화려하게 보여 모든 교역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는 교회에서 돈으로 큰 소리 치는 제직들 앞에 초라하게 휘둘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옥탑에 빛나는 십자가의 네온 불빛과 교회 내부의 어지러움은 대조가 되어 살아 있으나 죽은 교회의 모습이 병든 한국교회의 실제 모습이다.

한국교회의 중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먼저 교회를 병들게 한 돈의 괴력 즉 맘몬 귀신을 물리치는 일이다.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성경적인 목적은 죄인이 예수님을 믿어 영혼이 구원 받는 일이다. 그런데 그 구원 얻은 그리스도인이 교회에서 신앙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돈과의 전쟁에서 패하기 때문이다. 일 년 중 교회에 부담해야 하는 헌금의 액수가 봉급자의 거의 삼분의 일 수준이라고 한다. 먹지 않고 입지 않고 모아 낸 헌금이 진짜 교회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하는가? 겨우 교회 건물의 현대화다. 현대교회를 지배하고 있는 맘몬은 교회가 성도들이 내는 돈으로 하나님의 일을 그릇되게 하여 거기에 실망한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게 만든다. 교회는 돈이 있는 자나 없는 자 불문하고 돈보다 사람을 중히 여기는 일이 곧 한국교회 병 치료의 특효약이 아닌가?

필운그리스도의교회·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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