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호관 목사
여의도 의원 어르신들께서 지난 1년 동안 국민들에게 그려 보여준 자화상은 자고나면 싸우고 헐뜯는 그런 모습뿐이었다. 그 진흙탕 이전투구의 메뉴 1순위는 국정원 개혁이었다. 이것을 관철시키려고 야당 대표는 시청 앞 노천당사에서 지루한 일인시위를 벌였고, 그래서 얻어낸 전리품이 국정원개혁특위라는 것이었다. 그럴만한 명분은 있었다. 국정원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서 선거에 개입한다는 그것 자체가 부끄럼을 넘어 수치스러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데 아니라할 사람은 없다. 그 일을 빌미로 만들어낸 역작이 국정원개혁법안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법안을 두고 정보시대에 더구나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갖는 특수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그 법안을 두고 시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의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우선 국회 스스로를 개혁하라는 쓴 소리 한마디 해보려는 것이다.“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윤”이라는 말은 지금의 국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은 정도다.‘개혁된 자만이 개혁할 수 있다.’는 명언을 국회에 끌어다 붙이면 억지 논리일까? 먼 옛날이 아닌 바로 직전 총선·대선 때(2012년도) 목에 핏대를 세우며 '클린 국회'를 약속한 선량들은 어디로 가고 전보다 더 심한‘더티(dirty)국회’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웬 말이냐? 고 묻고 싶은 것이다.

클린국회는 그야말로 여야를 막론한 국민적 여망이고 클린 대한민국으로 가는 첫발일 것이기에 그렇다. 선량 후보자들께서 토해낸 사자후의 메아리도 사라지지 않았는데 여전히 시끄럽고 더럽다는 질타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 대상의 영순위가 바로 여의도요 국회가 아닌가? 인터넷에 올린 용기 있는 기자의 보도를 참고하면 세비 깎겠다해 놓고는 20%‘쑥’그 키를 키워놓았는가 하면 면책특권의 뒤에 숨어서 막말, 허위 사실을 유포한 국회의원들이 윤리특위에 제소된 건수는 23건에 달했는데 일반인이면 곧바로 민·형사상 책임이 따르겠지만 23건의 의원 징계 안은 제대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계류 중이라는 보도가 허위라면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잡아드려야 할 것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은 물론‘의원특권’을 과감히 내려놓겠다고 호언장담을 넘어 공약(公約)으로 내걸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약속은 공염불이 되었고,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되어버릴 게 뻔하다.  그런데 누구를 향하여 개혁하라고 호통을 치고 공약을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겠는가? 우리 국민들은 아주 선량해서 잊어 주기를 잘한다는 그 점을 십분 활용하려는 얕은 수 같아서 입맛이 씁쓸하다.

국회가 이행하고 개혁해야 될 10대 공약을 되짚어보면 이렇다. 여의도 10대 거짓말의 콘텐츠는 바로 이것이다. 1.면책, 불 체포특권 포기 2.세비 30% 삭감, 3.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4.윤리위 외부인사 참여 확대 5.국민참여 경선 법제화 6.공천권 국민에게로 환원 7.공천 금품수수 형사처벌 강화 8.부정부패 원인 제공자가 재보선 비용 부담 9.선거구획정리위 독립 10.국회예결특위상설화. 이런 약속이 공약(公約)이 실천되고 지켜질 때 비로소 여의도는 대한민국의 동력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열배나 깨끗해 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선진국 대열에 서 보려고 얼마나 지금 용을 쓰고 있는데 청렴도는 세계 중위권을 맴돌고 있는지가 얼마나 긴지 지루하기 조차 하다. 속히 클린국회의 이상이 실현되기를 빌어본다. 이렇게 빌고 소원하는 것은 욕심이 지나친 것일까?
예장개혁 증경총회장·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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