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한 위기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소형교회세우기네트워크(대표 고영수 목사)가 주최하고 있는 ‘강소형교회 세우기 컨퍼런스’가 한국교회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목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소형교회란 성인 80-150명 정도의 성도들이 안정적으로 출석하며, 교회의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가는 ‘작지만 강한 교회’를 말한다. 강소형교회세우기는 이런 교회들을 더 많이 세워 나가기 위한 교회 ‘리빌딩(Rebuilding)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강소형교회세우기는 한국교회의 위기 속에서 새롭게 각광받으며 미래목회의 대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강소형교회세우기 컨퍼런스가 매회 무섭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첫 회에 십 수명을 데리고 시작했던 컨퍼런스는 불과 4회 만에 수백 명이 등록해 참여하고, 형제교회로 선정돼 멘토링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고 있다.

지난 16일 분당 꿈꾸는교회에서 열린 제4회 강소형교회세우기 컨퍼런스는 ‘교회여! 영성으로 위기를 돌파하라!’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블레싱샘터교회에서 앞서 세 차례 컨퍼런스를 개최했지만 이번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록인원을 감당할 수 없어 부득이 장소를 옮기게 됐다.

이윤재 목사(한신교회), 이성희 목사(연동교회), 정승룡 목사(늘사랑교회), 이신웅 목사(신길교회), 최윤식 박사(미래학자) 등 각기 다른 교단과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초빙돼 ‘영성’을 주제로 목회자들을 일깨웠다.이윤재 목사는 ‘기독교영성의 본질’이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목회는 목회자가 갖는 신학이거나 도구, 무기, 스킬,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영성목회는 목회자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을 포기하는 만큼 하나님께 쓰임받는다. 자기를 포기하고 성령의 음성에 민감해야 목회가 가능하다. 자기포기는 더 나은 목회적 목표를 이루는 목회적 전략이 아니다. 그 자체로 목회요 목회적 삶이다. 더 많이 비우면 더 많이 채우고 더 많이 포기하면 더 많이 쓰임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성경을 붙잡아야 한다 △영성의 중심은 예수님이다 △관계적이어야 생명적이다 △묵상의 훈련이 필요하다 △영성형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영성은 내 안에 있는 예수님의 생명이 흘러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성희 목사는 ‘새 시대의 영성과 한국교회’라는 강의에서 최근 한국교회는 교회의 영성적 기능을 서서히 상실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목사는 이어 미래교회 영적 성장을 위해 △영성개발의 도구인 기도와 말씀의 균형 △과학적 신앙, 신앙적 과학의 균형 △기독교 신비감의 회복 △상향과 내향과 외향의 균형 △성직자와 평신도의 사역의 균형 △목회의 전문화 사역으로의 전환 △목회 네트워크 형성 △국경없는 시대를 선교의 호기로 선용 △교회연합에 힘쓸 것 △대형교회와 소그룹의 균형 등을 제안했다.

최윤식 박사는 ‘한국교회 미래를 통찰한다’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미래 한국교회 전망이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 박사는 “지난 20-30년간의 주일학교의 침체는 이제 30-40대의 본격적인 감소를 불러올 것이다. 한국교회는 2010년부터 30-55세 층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한국교회는 앞으로 20-30년간 장년층의 감소, 55세 이상의 증가, 주일학교의 완전한 쇠퇴가 맞물리면서 ‘늙고 작은 교회’의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소형교회세우기네트워크 대표 고영수 목사

그는 이어 “이런 추세에, 지난 20여년간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개교회 성장주의에만 치중하여 만들어진 ‘목회 생태계의 교란’이 드디어 본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교회는 늘 하나님이 여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것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성숙기와 쇠퇴기에 걸맞는 목회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성장의 한계선을 돌파할 수 있는 ‘재창조(갱신)적 목회’에 도전하는 것이다. 뼈를 깎는 갱신을 통해 성장의 한계선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이다”라고 제시했다.

그는 “성장의 한계의 늪에 빠진 한국교가 새로운 부흥의 파도를 타기 위해서는 영성의 수준을 높이고, 목회자의 자질을 높여 복음의 가치를 회복시켜야 한다. 또한 교회교육의 수준을 높여 신앙계승을 원활하게 하고 미래의 양적부흥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어린이, 청소년 부서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15년 동안 쏟아져 나올 1,640만명의 은퇴자를 교회의 새로운 역동적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이제부터는 교회건축과 같은 하드웨어에 몰입하지 말고, 사람과 소프트웨어에 집중함으로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컨퍼런스와 관련, 강소형교회세우기네트워크 대표 고영수 목사(블레싱샘터교회)는 “강소형 교회를 세우는 것은 결코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제 우리는 ‘보다 쉽게, 보다 빠르게, 보다 크게’의 목회 성공주의 고질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고 목사는 또한 “우리 교회가 가장 전성기, 가장 신앙생활다운 신앙생활을 했던 시기가 언제였느냐고 물으면 많은 성도들이 주저 없이 120~150명이 출석하며 한가족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10년 전이었다고 대답한다”면서 현대 사회에서의 이상적인 교회 규모를 제시했다.

한편 주최측은 이번 컨퍼런스를 모두 마친 후, 8개 교회를 선정해 1년 동안 멘토링을 진행할 예정이며, 형제교회로 선정되면 매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강소형교회로 거듭나기 위한 훈련 과정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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