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기본적 틀은 공의와 정직, 투명에 있다”
참된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

한국교회의 정치참여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정치권과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1의 종교로서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정부의 종교편향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결과를 초래했고, 스스로 정치권을 쥐고 흔들어 보겠다는 오기로 무장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올곧은 정치참여의 모습이 아닌 특정후보를 지지함으로 이득을 얻으려는 노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틀이 공의와 정직, 투명에 있다는 점을 망각한 채 오직 진보와 보수의 색깔론에 의해서만 지지입장 차이가 발생한다. 마치 불나방처럼 정치권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이유도 공의와 정직, 투명보다 권력과 이익이 먼저라는 그릇된 생각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도 한국교회의 정치참여 행태를 바르게 보는 시각보다 삐딱하게 보는 성향이 강하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지난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정치권력에만 눈이 먼 일부 단체나 교단, 교회가 득세하고 있다. 이들은 기도회에 대선 후보자들을 초청해 앉히고, 하나님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 단지 정치권력에 손을 대기 위한 극성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일부는 직접 입당을 감행하기도 하고, 각 당에서 종교담당의 자리를 꿰차고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나님의 사역을 함에 최선을 다하기보다 정치적인 야욕에 사로잡혀 본분을 망각한 셈이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정치유착 행태가 여전한 가운데, 올바른 정치참여를 위한 지침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진보와 보수로 갈려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구태를 벗어나 모두를 아우르는 참된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만을 위한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혈안이 되기보다, 국민의 대통령을 뽑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에서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미래목회포럼,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등 5개 단체가 한국교회와 우리사회의 다양한 현안 가운데 기독교 윤리사상에 입각,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중시하는 생명, 환경, 인권, 복지, 경제정의, 한반도 평화, 국민소통, 식량주권, 교육철학 및 공정한 종교정책 방향 등 13개 큰 주제를 설정해 공개 질의하는 것은 반길 만하다. 비록 당초 예상했던 토론회는 무산됐으나 앞으로 두고두고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각 주제별로 현재 한국 사회의 위험과 혼란을 국민과 함께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할 국가 지도자의 자질을 가늠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들이기에 답변에 따라, 한국교회가 치우치지 않은 올곧은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똑똑한 투표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꼼꼼히 살펴보면 투명한 선거를 함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 체크리스트는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IVP와 기윤실이 함께 만든 책인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의 부록으로 제작된 것을 이번에 대통령 선거 버전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특히 이 자료는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아야 할 투표자들이 각 후보들을 영역별로 검증하고, 꼼꼼히 살펴 바람직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준비됐다. 체크리스트의 각 영역은 후보와 정당 평가, 통일 정책, 에너지 및 환경 정책, 교육 정책, 복지 정책, 토지주택 정책, 경제 정책, 기타 주요 정책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혈연과 지연, 학연을 떠나 각 부분별로 따지고 따져 꼭 알맞은 대통령을 뽑는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대선뿐 아니라 총선에서도 표본모델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들을 떠나 한국교회 스스로 정직과 투명한 정치참여를 함에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다. 특히 모든 행동이 마음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처럼 올곧은 마음가짐 없는 정치참여는 독버섯과 같은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정치권이 떠들썩할 때마다 같이 휘둘렸던 모습에서 탈피해 종교적 입장에서 무게중심을 두고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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