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신 목사
은퇴 목회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교회의 대부분의 은퇴 목회자들은 노후대책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몇몇 대형교회 은퇴 목회자는 걱정 없이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기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예우금을 교회로부터 받아 생활비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은퇴 목회자들은 노후가 평탄치 않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은퇴 목회자들의 노후를 끝까지 책임져 주지 않는다. 은퇴 목회자로서 살아가기 위한 생활비를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의 삶은 일반인보다 더욱 궁핍하다.

간혹 은급제도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물어올 수 있으나, 과연 몇 개 교단이나 은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실제로 은급제도 운영이 어려운 교단이 많다. 설령 운영된다고 해도 개별부담이 강화되면서 실제로는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목회자가 증가되는 추세이다.

더구나 은급혜택도 천차만별로 달라 은퇴 후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실제로 모 교단에서는 은급회비를 많이 낸 목회자가 은퇴 후에도 많이 받고, 그렇지 못한 목회자는 적게 받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마저도 내지 못하는 목회자의 경우는 은퇴 후 한 푼의 연금도 받지 못한다.

한국교회의 80%를 차지하는 미자립교회 은퇴 목회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예우금은  커녕, 오히려 자신이 시무했던 교회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경우도 있다. 몇몇 교회의 은퇴 목회자는 교회에서 예우금으로 힘들어 할 것을 우려해 은퇴 이전부터 예우금은 일절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러한 예우금을 두고, 교회와 은퇴목회자의 입장차이로 인해 다투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러한 구조는 열악한 환경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열정을 다해 교회를 이끌었던 목회자를 대우하는 것이 이다지도 어렵다는 것인가. 한국교회도 늘어나는 은퇴목회자들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은퇴목회자들의 노후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기존의 은급제도의 개편도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미자립교회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회들의 경우 교단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차제에 더 이상 은퇴 후 고통 받는 목회자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 은퇴목회자들은 누구보다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해 앞장서왔던 주의 종이었던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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