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초자 목사
도심 곳곳에 빨간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괜시레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더욱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익명의 후원자가 1억원이 넘는 성금을 기부했다는 소식이다. 갈수록 각박해져가는 시대 속에서 참으로 훈훈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돈의 액수와 상관없이 그 마음이 참으로 어여쁘지 않은가. 빨간색 자선냄비가 더욱 뜨겁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소중한 사랑의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전기마저 끊긴 채 차가운 겨울을 나는 이웃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변변치 않은 난방기구조차 없는 가운데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제아무리 입김을 ‘호호’ 불어보지만, 이내 손과 발은 차갑게 얼어붙어 서있기 조차 힘든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라고 뉴스에서는 연신 떠들어 되지만 이들에게는 그저 조금 덜 춥게 이 겨울이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들의 고통을 누가 알아준다는 말인가. 언제까지 익명의 후원자가 대신해주길 바라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바로 한국교회가 솔선수범의 자세로 소외된 이웃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잡아줘야 한다. 익명의 제보자가 아닌 한국교회가 바로 그 중심에 서야 한다. 얼굴 없는 천사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먼저 그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전해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만 서있는 한국교회가 아니라, 소외된 이웃들을 넓은 가슴으로 품을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12년을 한국교회가 이웃사랑 실천에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막벧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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