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 선수가 금메달 3개를 거머쥐며 소치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따낸 금메달과 동일한 숫자다. 금메달을 딴 안현수 선수는 태극기가 아닌 러시아 국기를 들고 얼음 위를 활보했다. 국내에서는 훌륭한 선수를 놓친 빙상연맹의 비리와 파벌 다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번 안현수 사태를 보면, 그 중심에 비리와 파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 한체대와 비한체대 간의 파벌 다툼과 일명 ‘짬짜미’ 파문, 절대 권력을 가진 ‘윗선’의 비리와 전횡이 결국 안현수 사태와 한국 쇼트트랙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안현수 사태는 교회성장의 정체 속에서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한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다시피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떨어지다 못해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영향력을 상실하고,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비리’와 ‘파벌 다툼’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들, 교단들, 교회들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많은 연합단체와 교단들, 교회들이 소속 단체 내의 비리와 파벌 다툼 속에서 분열되거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비리와 파벌 다툼의 병폐는 한국교회 곳곳을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이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분열의 수순을 밟은 것도, 비리와 파벌 다툼이었다. 중대형교단과 군소교단의 알력 다툼, 각 교단 총무 그룹들간의 이해관계에 얽힌 이합집산, 대표회장 선거를 두고 벌어진 금권 살포 등이 결국 한기총 분열로 이어졌다.

또한 웨슬리안의 후예를 자처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수년 째 혼란과 갈등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도 그 안에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힌 ‘진흙탕 파벌 싸움’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리교 내 감신, 목원, 협성의 학연에 기반한 계파 싸움은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최근 내홍에 휩싸인 사랑의교회나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자세히 살펴보면, 역시 그 기저에 비리와 파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법원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에 대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 원로목사의 장남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에 법정구속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과 교단, 교회들이 갈등과 분열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은 비리와 파벌 싸움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고 다시 한 번 사회와 민족을 깨우는 종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비리를 차단하고 파벌 싸움을 경계해야 한다. 이것이 안현수 사태가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이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