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장수

                                                   이 경

열쇠로 옷 입은 사람
서슬 퍼런 대문 쩔렁이며
희망 여는 열쇠지만


연약한 사람의 마음 하나
열지 못 하는 열쇠
이 시대 누가 다윗의 열쇠 있어
죽어가는 영혼 열 수 있을까


문 두드리면 열린다 하였으니
강철보다 강한 사람의 손으로
두드림만이 열 수 있겠지

▲ 정재영 장로
    예시의 키워드(key word)는 다윗의 열쇠다. 이 말은 요한계시록 3장7절~13절에 나온다.  초대 7개 교회 중 하나인 빌라델비아 교회에게 보낸 말이다. 당시 빌라델비아 교회는 가장 우상 숭배사상이 심하였던 곳이다. 또한 로마 황제숭배가 극심한 장소이기도 하였다. 유대인이라고 하면서 거짓말을 하던 사람이라는 사단의 회(악의 집단)의 영향으로 불신이 성하던 때였다. 황금과 권력을 최고가치로 여기고 무슨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현시대의 부정적인 면과 흡사한 특성을 가진 교회다.
 시는 현시대의 그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을 열쇠장수로 비유한 것이다. 즉 대문을 여는 열쇠장수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장수를 빗대어 이 시대의 혼란스런 사회상을 고발하고 해결책을 암시적으로 말하려 함이다.

그 해결책이란 마지막 연에서 열쇠가 아닌 두드림으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 말은 마태복음 7장 7절과 계시록 3장 20절에서 인용하였다. 주님은 직접 다윗의 열쇠를 가졌으나, 인간은 부지런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기도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강철보다 더 강한 손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빌라델비아”라는 헬라어 사랑이라는“필로”와 형제라는 뜻의 “아델포스”. 두 낱말의 합성어다. 따라서 빌라델비아는 형제의 사랑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강한 손이란 형제를 사랑하는 봉사와 섬김을 보여주는 사랑의 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사랑이란 그 시대를 이기는 자들이 성전의 기둥이 된다(계3:12)는 말에서 기독인 이 갖추어야 할 품성과 사명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 시대’의 ‘죽어가는 영혼’이라는 말에서 요즘 흔히 사용하는 힐링(치유)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힐링이란 치료와 다른 말이다. 힐링은 자연적인 회복이고 치료란 인간의 적극적인 노력을 말한다. 즉 힐링은 하나님의 손길만 가능하다. 열쇠장수도 실은 하나님일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결국 주님이다.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사랑의 손이나 하나님의 마음을 두드리는 기도의 손 역시 주님이 사용하는 강철 같은 손이다.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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