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장수
이 경
열쇠로 옷 입은 사람
서슬 퍼런 대문 쩔렁이며
희망 여는 열쇠지만
연약한 사람의 마음 하나
열지 못 하는 열쇠
이 시대 누가 다윗의 열쇠 있어
죽어가는 영혼 열 수 있을까
문 두드리면 열린다 하였으니
강철보다 강한 사람의 손으로
두드림만이 열 수 있겠지
시는 현시대의 그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을 열쇠장수로 비유한 것이다. 즉 대문을 여는 열쇠장수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장수를 빗대어 이 시대의 혼란스런 사회상을 고발하고 해결책을 암시적으로 말하려 함이다.
그 해결책이란 마지막 연에서 열쇠가 아닌 두드림으로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 말은 마태복음 7장 7절과 계시록 3장 20절에서 인용하였다. 주님은 직접 다윗의 열쇠를 가졌으나, 인간은 부지런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기도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강철보다 더 강한 손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빌라델비아”라는 헬라어 사랑이라는“필로”와 형제라는 뜻의 “아델포스”. 두 낱말의 합성어다. 따라서 빌라델비아는 형제의 사랑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강한 손이란 형제를 사랑하는 봉사와 섬김을 보여주는 사랑의 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사랑이란 그 시대를 이기는 자들이 성전의 기둥이 된다(계3:12)는 말에서 기독인 이 갖추어야 할 품성과 사명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 시대’의 ‘죽어가는 영혼’이라는 말에서 요즘 흔히 사용하는 힐링(치유)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힐링이란 치료와 다른 말이다. 힐링은 자연적인 회복이고 치료란 인간의 적극적인 노력을 말한다. 즉 힐링은 하나님의 손길만 가능하다. 열쇠장수도 실은 하나님일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결국 주님이다.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사랑의 손이나 하나님의 마음을 두드리는 기도의 손 역시 주님이 사용하는 강철 같은 손이다.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