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성 교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로부터 온 하나님의 지혜이다. 사람의 죄악과 비극을 해결하고자 사람에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놓으신 분이다. 하나님의 성품과 이름은 그저 명칭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여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여주셨고, 기록된 성경에 남겨 주셨다. 골로새서 2:2-3절에“하나님의 비밀인 그리스도를 깨닫게 하려 함이니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져 있느니라.”(아멘)

그리스도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분이시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내용이 아니다. 사람을 살려 오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시행되어 온 내용이 마지막에 다 완성된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히브리서 1:1-3절에“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하게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지극히 크신 이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고 증거 했다.

하나님께서는 구약시대 때부터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푸셨다. 장차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측하는 혜택을 베풀어주셨다. 구약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경건한 백성들은 하나님의 지혜를 미리 맛볼 수 있었고, 하나님과 교통을 누리도록 하셨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나님과의 충만한 교제가 완전히 실현되도록 그리스도가 오시게 된 것이다.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롬 3:25-26).

이제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하나님과의 온전한 교제를 회복하게 될 것이다.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자들에게는 완전한 교제의 축복이 주어진다 (계 21:1-4, 고전 13:12).

3. 하나님의 겸손과 낮춰주심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 “하나님의 겸손과 낮춰주심”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언약을 맺으셨다. 창세기 12장 1-3절에, “나는 너의 하나님이 되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의 후손들을 번성케 하셨다. 이삭, 야곱, 요셉으로 이어지는 민족의 번영을 주셨다. 출애굽기 3장 6절에서 8절을 보면,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 언약관계를 맺은 백성들의 하나님이심을 보여주는 설명을 하였다. 예수님께서 출애굽기 3장의 구절을 인용하였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하신 말씀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산 자의 하나님이시라 너희가 크게 오해 하였도다 하시니라”(막 12:25-27, 눅 12:37). 

출애굽기 3장에서 모세는 떨기나무 불꽃 가운에서 하나님과 대면하였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장성한 남자만 60만 명이었으니, 가족들을 다 합하면 약 2백만 명을 넘어서 약 3백여 만 명이나 되었다. 그들이 고된 노동과 억압 속에서 신음하며 부르짖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만나시고자 내려오신 것이다. 창세가 3장 8절, “하나님이 내려오사”라는 표현은 비유적이요, 은유적인 단어이다. 하나님께서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올 필요가 없는 분이시다. 항상 어느 곳에나 계시고, 어디에서나 임재하신다. 그러니,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려 오셨다는 표현에서 우리는 매우 통찰력 있는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서 하나님이 먼저 주도적으로 움직이신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이 먼저 우선적으로, 능동적으로, 주권적으로 행동하신다. 그 이전에도 그러하셨지만, 하나님의 존재는 신비 속에 감추어져 있었다.
하나님은 완전하고, 일정하시고, 한결같으시다. 그렇지 못한 인간과의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하나님 자신이 먼저 낮아져야만 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으로 입고 오시는 것은 절망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에덴 동산에서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내려 오셔서 말씀하시고, 교제를 하였다. 창세기 3장 8-9절에서 범죄하고 숨어서 하나님을 피하려는 인간에게 찾아오셨다.

4. “야라드”원리: 하나님의 겸손

  출애굽기 3장 6절에서 8절을 통해서 하나님은 어떻게 인간을 돌보고 계신가를 설명하셨다.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스캇 올리핀트 박사가 쓴「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 하나님의 겸손과 성품」이라는 책에서 이 성경구절에 대한 신학적인 의미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조직신학 신론 교과서들도 하나님의 존재론적 특성과 사역적인 연계성을 다룰 때마다 주목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모세가 하나님과 대면하게 되는 출애굽기 3장 떨기나무 사건에 보면, 놀라운 표현이 나온다. 8절에, “하나님께서 내려오사”라는 단어이다. 히브리어의 발음으로는“야라드”이다. 성경에는“야라드 원리”(겸손과 낮아지심의 원리)가 일관되게 담겨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에 하나님은 찾아오신다. 신음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처지를 돌아보시고 구원하시고자 하나님께서 친히 내려오신 것이다.

하나님의 존재는 우주 공간 그 어디에라도 계시는 분이시므로 굳이 내려온다는 표현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해하는 단어로 설명하자면, 겸손하게 찾아오신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서, 모세에게는 놀라운 감동이었다.

로마 제국의 치하에서 신음하던 백성들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셨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영광을 취하지 않으시고, 사람의 몸을 입고 사람 가운데 낮아지셨다. 낮아지는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의 성육신이 곧 하나님의 사랑이 표현되는 방법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사랑도 더 낮아져야만 가능하다.

<계속>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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