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수강 목사
얼마 전 모 기독교 신문에 발표된 사회가 원하는 봉사활동에 대한 참여도가 기독교41,3%, 천주교32,1%, 불교6,8% 순으로 나타났다. 봉사는 글자 그대로 대가 없이 자신의 달란트를 활용함이다. 통계상 한국교회가 타 종교에 비해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고는 하나 실제 봉사에 대한 진정성이 제대로 있느냐가 관건이다. 봉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 주어야 한다. 성경은 봉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모태로 하기에 그리스도인들의 봉사는 피와 땀의 흘림이 있어야 함을 암시한다.

그런데 기독교 내부의 봉사실태를 보면 봉사를 실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 속에서 얼굴만 내어밀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봉사에는 같은 교회 식구들에게 하는 길흉경사 때에 가정에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과 교회주변에 일반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하는 봉사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각종 시설에 방문하는 봉사가 있다. 또한 고아나 과부, 병약한 노인들을 위한 특별한 봉사도 있다. 과연 교회는 예수님을 믿는 신앙생활 속에 봉사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오늘의 한국교회 성도들의 모습 속에서 봉사라는 낱말은 잘 알지모르나 실제 봉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표본이 없이 그저 형식에 그치고 있지 않는지 염려스럽다.

기독교인들의 봉사는 처음부터 다시 교육을 실시해 봉사라는 수박 겉 활기씩이 되어서는 피차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봉사는 대가 없이 자신의 달란트나 금전이나 인력을 타인을 위해 특히 어렵고 가난하고 제힘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이웃들을 위해 나누는 선행이다. 그러기에 봉사에 나서는 자들은 봉사로 인해 상대가 위축감을 갖거나 자 존심이 상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조심에 또 조심해야 한다. 

   기독교인들이 봉사하는 현재의 모습은 평일에도 이루어질 때도 있으나 시회가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보니 주일 오후를 이용해 봉사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주일에 봉사에 나서는 교인들의 복장이 문제다. 대부분 예배를 위한 복장인 정장 차림을 하고 있는 상태로 동원대다 시피 한다. 그 복장 그대로 봉사 현장에 가서는 굳은 일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빙빙 돌다가 봉사하는 곳에 한 바퀴 홱 돌고는 가지고 온 선물 몇 점 놓고 사진촬영 한번 하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모두 서둘러 떠나버린다.

봉사하러 온 것인지, 놀러 온 것인지, 견학 온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외로운 사람이나 고아나 과부 그리고 독거노인, 노인요양기관이나 청소년 보육시설 방문할 때 혹 선물을 지참할 시 필요한 것을 사전에 파악해 봉사 가는 분들이 기관의 뜻이나 실정에 맞게 구입 전달함이 좋다. 물품전달이 명절 전후에 몰리다 보니, 단순히 구입이 쉬운 음식물일 경우 짧은 기간에 소비 못할 경우가 있음도 알아야 한다. 개중에는 방문해야할 곳의 사정은 파악하지 않고 일방적 준비할 경우 선물은 선물인데 쓸모없는 선물이 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기독교인들의 봉사는 천주교 신자들의 봉사 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길흉경사 당한 가정이나 단체에 봉사에 나선 신자들은 앞치마, 작업 복, 고무장갑, 걸레 등을 별도로 가방에 준비해 주일 미사를 드린 이후나 평일에나 어느 때고 상가, 혼인집, 독거노인, 복지시설 방문, 등 봉사 현장 투입 시 잡담금지, 식사 사절, 일이 끝 날 때까지 봉사에 임하는 자세다. 기독인들은 준비는커녕 우르르 몰려왔다가 정신없이 수선피우다가 무엇이 그리 바뿐지 봉사하다 마다 언제 가버렸는지 알 수 없다. 결국 피 봉사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할 때가 거의 대부분이다.

봉사에 동원된 기도교인들은 참석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봉사에 참여하고, 실제 복장을 구비해 누가보아도 놀러 왔거나, 견학 온 자들처럼 보이지 않도록 매사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봉사냐 견학이냐 심방이냐 순례냐 아니면 단순 방문이냐를 구별해야 한다. 한번 방문에 여러 가지의 일을 치르는 겉 활기씩의 봉사는 하지 않은 만 못하다. 기독교인들은 늘 그래 왔으니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기독인 봉사의 근원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이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위해 머리에 가시면류관 손과 발에 녹슨 죄 못의 고통을 받으셨다.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셨다고 마지막 한마디 말씀을 통해 창조주의 생명 구원의 봉사를 완성하셨다. 기독인의 봉사는 예수님처럼 자신의 생명을 대신 내어 놓는 행위여야 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과 생명을 내어 놓지 않고는 진정한 봉사를 할 수 없다. 사순절 기간에 십자가를 지는 봉사가 이웃에게 나타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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