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결의 무시하고, 공동의회 임원회서 목사 장로 기도회 이후로 연기
총회장 음성 담긴 녹취록 둘러싼 진위 논란, 제자교회 사태 해결 ‘진퇴양난’

▲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총회 안명환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가 제자교회와 관련한 총회 및 임원회 결의를 무시한 채 석연치 않은 편파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임원회가 비밀리에 임시회의를 열어 한서노회측 입장을 들어주는 결의를 하는가 하면 4월 10일 임원회에서 제자교회 공동의회 날짜를 4월23일에서 6월3일로 연기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자교회는 정삼지 목사 및 다수 교인으로 파악되는 서한서노회 측과 교회정관에 의해 임기가 만료된 장로들이 주축이 된 한서노회 측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동총회 및 임원회의 공적인 결의를 스스로 연기한 것은, 제자교회의 한서노회 측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어 5월로 예정된 목사장로기도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새삼스런 것이 아니어서 총회 및 임원회 결의를 스스로 뒤집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교단 임원회는 지난해 12월 제자교회 노회소속 결정을 위한 총회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양측에 대한 조정 및 심사를 거쳐 2014년 4월 23일로 공동의회 날짜를 선정하여 공포하고 추진해 왔다. 그러나 총회 임원회는 제자교회 공동의회 시행 2주일을 앞두고 이를 연기했다. 이는 4월 10일 오전 11시 열린 동교단 임원회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회의에서 집행위원회(위원장 김신길 장로)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연기했다고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연기한 이유는 이날 임원회에서 5월 중순에 계획된 목사 장로기도회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서 4월 23일 공동의회 집행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측의 위협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총회집행위의 출석에 불응한 한서노회 측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 위한 것임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런 사실은 대교단 예장 합동총회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특히 총회장 안명환 목사에게는 앞으로 남은 총회장 직무수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합동총회 임원회의 대외적인 공신력이 실추되었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다는 교계여론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해 98총회 회의장을 불법 점거한 사건을 처벌하라고 봄 노회에서 헌의안으로 계속 올라오고 있는 마당에, 교회 반대측의 협박에 총회임원회가 공동의회 집행을 부담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도 사실로 확인되었다.

게다가 계속 총회를 상대로 불복하고 서울중앙지법에 ‘98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까지 제기했고 총회집행위의 출석요구(4차례)에도 일체 응하지 않고 있는 한서노회에 대하여 법적인 대응조치를 하기 보다는 오히려 한서노회의 요구에 손을 들어주는 편파적인 행위는 다수인 교회측을 자극하여 분노하게 하는 것임에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편파적인 행위’는 한서노회 측이 총회장과 전화한 것을 녹음해 법원에 제출한 녹취록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녹취록에는 총회 및 임원회 결의와는 상반된 내용이 담겨 있다.

3월 27일 오후 7시 4분에 전화통화를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이 녹취록에서 안명환 총회장은 “서류에 보니까 제자교회는 당회가 없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냐? 장로가 있는데. 아 거기 당회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됐다. 그래서 수정해서 내려 보내라고 했어요”라고 밝히고 있다. 이 녹취록은 불법 녹음인지 아닌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안 총회장이 전화 녹음에 동의하지 않은 이상 불법녹음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하나 충격적인 사실은 예장합동 임원회가 지난 4월 초 공개되지 않은 임시회의를 비밀리에 열어 그동안 추진해 오던 제자교회 공동의회를 뒤집기 위한 논의를 했다는 점. 과연 임원회를 왜 비밀리에 개최했고, 여기에서 대립하는 한 측의 입장을 들어주는 편파적인 결정을 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을 쏠리고 있다.

이제 총회임원회와 집행위는 제자교회 소속결정을 위해서 공동의회를 차질 없이 집행하여 실추된 총회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다. 만일 이것이 실패로 돌아가 공동의회 집행이 무산된다면 총회는 더 이상 자정 능력이 없는 무능력한 총회로 전락하게 되고, 회복 불능의 한국교회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임에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라도 빨리 제자교회의 노회소속이 결정되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한국교회에 희망을 주는 교회로 거듭나는 것. 이 일에 책임자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자교회 문제는 단순한 교회 문제로 끝나지 않고, 교단 아니 한국교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제자교회의 문제 해결이 한국교회와 이 사회에 희망을 줄지 절망을 줄지는 예장합동의 98총회가 결의한 공동의회 집행여부에 달려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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