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결론: 목자 되신 하나님의 목양원리들: 선한 목자인가 삯꾼인가?

한국교회를 책임지는 목회자가 지향해야할 부분들에 대해서 필자는 몇 가지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시하였다. 하나님의 구원행동에 담긴 원리를 따라서 초월성에 대한 인식, 초월적인 지혜, 하나님의 겸손과 낮아지심, 불변하고 신실한 언약 등을 바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 모든 일들을 감당함에 있어서 목회자의 모델은 목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목회는 구체적인 사람의 인격적인 교제와 교통이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예수님은 들에서 양을 지키고 돌보는 목자의 비유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사역 원리를 설명하였다. 모든 교회의 목회원리는 목양에 나선 심정과 헌신으로 교회를 세워나가야 한다.

요한복음 21장 15-23절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씩이나“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고, 사랑의 다짐을 받은 주님은 매번“내 양을 먹이라”고 요구하였다. 이 대화에는 깊은 의미가 교차되고 있는 바, 한 때 예수님을 부인했던 제자에게 난처하게도 명확한 답변을 다시 요구하셨던 것이다. 예수님은 거듭된“사랑”의 확인에서“아가페”와 “필레오”라는 다른 단어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예수님에 대한 사랑은 오직 양들을 먹이는 행위로 입증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셨다.

예수님은“양치기”를 가르치는 일반적인 헬라어,“포이마이노”를 썼고, 그들이 양들을 기르는 모습을 표현하는 단어“보스코”를 사용하였다. 양들을 기르고 이끌어간다는 것은 곧“먹이는 것”이다. 양들에게 좋은 꼴을 공급하는 것이다. 양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핵심사역은“먹이고 마시도록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목자 되신 하나님께서는 수천 년 동안, 수백 년 동안“하늘에서 내려주는 양식”을 풍성하고 만족스럽게 내려주셨다. 시편 78편 24-29절에 설명되어져 있듯이, 하나님의 백성들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을 받는다(출 8:3). 예수님이 베드로를 부른 것은 영적인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사랑을 표현하고 사역을 전개하라는 의미였다.

양떼를 돌보는 것과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마가복음 6장 34절에,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시기 이전에 먼저 말씀으로 가르쳐 주셨다. 모든 위기의 상황마다 예수님은 가르침을 주셔서 훗날에 깨닫도록 하였다. 물론 예수님은 하늘의 만나를 주시는 분이시므로 빈들 (광야)에서 저녁이 되어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굶어서 죽지 않도록 육신의 양식으로도 배불리 먹여 주셨다.

사도 바울은 “누구든지 헛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라” (엡 5:6)고 촉구하였다. 건전한 성경적 가르침이야말로 영속적으로 공급해야할 양들의 음식이다. 오직 성경말씀만이 교훈과 책망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

우리 시대에는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가 쉽지 않다. 참된 음료가 없어서 기근이요 기갈이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삶을 변화시키는 생명의 말씀으로 영양을 공급해서 건강을 되찾게 해야 하고, 배고픔을 채워줘야 한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이나 신문은 공허하고 영양가 없는 것들에 불과하다.

양떼를 돌보는 헌신적인 목자들의 삶으로 가르쳐주신 교훈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삯군 목자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은 시력이 매우 근시안적이라서, 9미터에서 13미터 정도 거리를 볼 수 있을 뿐이다. 양떼들은 홀로 남겨둘 수 없다. 뭉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0장에서 선한 목자라는 용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 주셨다. 도둑과 삯꾼, 심지어 이리떼들로 비유되는 종교지도자들과의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

이 시대의 군중들도 역시 목자 없는 양같이 유리하고 헤매고 있다.“여러분을 감독자로 삼고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피게 하였다”고 사도 바울은 설명하였다.“감독”은 에피스코포스인데, 어근에서 나온 일차적인 의미는 양떼를 보살피고 돌보는 사람을 의미한다. 주의 깊은 파수군으로 양떼를 돌보는 일, 살피는 일,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에스겔서 34:16-22절에 보면, 하나님은 자기 잇속만 차리는 삯꾼 목자들에게 강력한 진노를 내리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직접 오셔서 흩어진 자기 양떼를 구원하시고 직접 목양하시겠다고 선언하였다. 책임감이 강한 목자로서 하나님은 양떼를 지켜주시고 정의롭게 인도하다가 영원히 구원해 주신다.

청교도 신학자 윌리엄 퍼킨스 (1558-1602)는 캠브리지의 칼빈으로 정평이 나있던 설교자였다. 그는 “Of the calling of the minstrie, two treatises” (1609)에서 다음과 같이 목양사역의 핵심을 설명한 바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사를 풍성하게 주신다. 그것은 때로 우리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하고 교만케 하는 많은 유혹이 된다. 그러나 우리가 목표하는 것이 결코 인간적이거나 육체적인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우리의 목적은 오직 영혼을 구하는 것이다. 우리의 전쟁 무기는 자만, 허영, 기만 따위의 육체적인 것이 아니다... 지식과 학위가 아니다.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목회 소명의 위대함과 자신이 섬겨야 할 하나님의 위엄과 이런 위대한 사역에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달아 겸손해지고 낮아져야 한다.”

한 손으로 교회를 세우고, 다른 한 손으로 교회를 허물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야만 한다. 참으로 우리의 삶에 악한 뿌리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경계하고 깨달아야 한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교회 지도자들이라는 분들의 참담한 부정부패로 인해서 참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감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선한 목자인가 아니면 삯군 목자인가를 냉정하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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