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기독교문화계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기독교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들과 문화를 통한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 교회 안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신앙을 견고히 하는데 주력했다.

기독영화계에서는 기독교복합문화공간인 필름포럼이 지난 5월 1일 개관했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이대 후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 1층에 1관(90석), 2관(52석)으로 된 영화관과 카페,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및 문화선교연구원 사무실 등의 공간으로 이뤄져있다. 이화여대, 연세대와도 인접해 있어 대학생들의 접근성이 높다.

필름포럼은 기독교 영화 상영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선교하는 문화플랫폼 △기독영상을 통한 교육공간 △교회와 함께하는 문화사역의 장 △기독교 문화운동을 위한 연구 및 문화콘텐츠 생산 등 기독교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서울기독교영화제는 올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내년부터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명칭을 변경, 새롭게 발돋움한다. 영화제 명칭은 서울국제기독영화제에서 서울국제힐링영화제를 거쳐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최종 확정된 것으로 국제영화제로서 세계로 뻗어가는 도약과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 아들을 주신(요 3:16)’ 아가페적 사랑의 나눔, 2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경직목사 탄생 1백10주년을 맞이해 (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의 기획으로 제작된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한경직이 9월 13일 개봉했다. 월드비전(회장 양호승)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애리씨가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울지마톤즈의 제작 및 배급을 맡은 (주)마운틴픽쳐스가 다시 제작과 배급을 맡았다.

국내 최초로 3D 기독교 애니메이션 ‘리틀제이콥’은 11월 8일 극장 개봉했다. 7일간 서울ㆍ경기 지역 메가박스 7개 직영점을 통해 상영했으며 북미, 유럽, 남미 등 해외 배급 또한 추진 예정. (주)데이브인터랙티브(대표 권욱재)에서 3년의 제작 기간동안 총 3억원 이상을 투입해 제작했다.

자장면 배달부 김우수씨의 생애를 그린 영화 ‘철가방 우수씨’도 11월 22일 개봉했다. 가족이 없는 고아로 창문도 없는 고시원 방에서 외로운 삶을 이어온 김우수씨는 72만원의 월급으로 5명의 아이들을 7년 넘게 후원해온 키다리 아저씨였다.

영화 ‘키스도 못하는 남자’에 이어 1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최수종씨(주님의교회)가 노개런티로 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했고 가수 김태원, 디자이너 이상봉, 소설가 이외수 등이 재능기부로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이 영화는 샤머니즘 프로그램 제작의 달인이자 안티 기독교인에서 변화한 윤학렬 감독의 간증이기도 하다.

기독미술계는 2012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독미술인단체를 중심으로 왕성한 전시활동 및 학술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작품별로도 주제에서부터 기법, 장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 한 해였다. 그야말로 기독미술계의 성장세가 완연했다. 경기침체, 관심부족 등으로 최근 2~3년 동안 주춤했던 기독미술계가 반등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히 주목할 점은 외연 확장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래 기독미술계는 대중과의 소통 혹은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기치를 달고 기독미술 대중화에 전념한 면이 많았다. 그러나 소통을 위한 시도 속에서 기독미술의 본질, 기독교적 가치를 알리는 소금의 역할이 간과되거나 희석된 부분도 적지 않았었다.

아트미션은 올해 공식행사를 모두 지역교회에서 치렀다. ‘아트미션 정기전’과 ‘크리스챤 아트포럼’은 분당과 수지 지구촌교회에서, 연말에 여는 자선전시회 함께하는 세상전은 남서울교회에서 진행해 안방살림에 힘을 쏟았다.

또한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회 미술인선교회의 활동도 돋보였다.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는 부활전기념전, 초대전, 세미나, 청년작가공모전, 정기전, 소품자선전 등 거의 연중무휴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으며, 광림미술인선교회 역시 부활절기념전과 정기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지구촌교회, 명성교회 미술인선교회도 무난한 활동을 펼쳤으며, 온누리교회에서도 예술선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이 생겨났다.

2012년 기독교출판계에는 두드러진 키워드는 보이지 않는다. 어떤 주제들보다 오히려 몇 사람의 저자들 중심의 책들이 주도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 천국과 지옥과 관련된 책들과 종말론과 관련된 책들이 작년에 비해 비교적 많이 출판되었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와 막바지에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IVP의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 <정치하는 교회, 투표하는 그리스도인>, 우리시대의 <그리스도인이 정치색깔> 출간되기도 했다.

베스트 목록을 보면 <팬인가 제자인가>, <레디칼> <레디칼 투게더> <지성과 영성의 만남> <더 있다> <하나님의 타이밍>, <삶으로 중명하라> <하늘의 신부> <차마 신이 있다고 말하기 전에>, <교회에서 가르치는 거짓말>, <마지막 성도> 같은 책들이다.

스테드 셀러는 <성경과 5대 제국>, <5가지 사랑의 언어>, <지성에서 영성으로>, <마지막 신호> <메시지> <하늘의 대사>, <성령님 알고 싶어요> 같은 책들이다. 스테드 셀러 중에 일반서점에도 지속적으로 나가는 책은 <마지막 신호>다. 교보문고에서 스테드셀러 2위를 한동안 기록하며 시대의 종말론적 현상에 대한 관심이 일반인들에게도 크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출판사별로 보면, 규장출판사는 작년과 비슷하게 간증과 영성과 관련된 책들을 출간했다. 특히 김하중 장로, 이찬수 목사, 손기철 장로의 책들은 베스트 목록의 대열에 빠지지 않은 편이다.

생명의말씀사의 베스트는 <쉽게 있는 천로역정>이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기획출판으로는 <메시아>가 출판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기획출판임에도 의외로 목회자들의 관심을 갖고 팔리고 있다. 존 맥아더의 책도 많이 팔리고 있다. 김남준 목사의 <그리스도인이 빛으로 산다는 것>도 어려웠다는 평임에도 잘 나갔다. <진화론은 없다>도 진화론과 관련된 교과서 논쟁에서 관심을 끌었다. 생명의말씀사의 경우는 신간보다 스테드 셀러가 잘 팔리는 편이다. 지미 카터의 <위즈 덤>, 전광 목사의 <평생감사>이다.

두란노의 경우 <팬인가 제자인가> <내 눈엔 희망만 보였다>, 스테드 셀러로 존비비의 <순종>과 <허그>가 차지하고 있다. 기획 시리즈로 류모세 목사의 통독시리즈가 출간되기도 했다.

2012년 기독교음악 연합공연이 활발했다. CCM 슈퍼 콘서트, 프리덤 집회, 힙합 콘서트 4 christ show, 빅콰이어 콘서트, 씨뮤직 페스티벌 등이다. 혼자서는 살아남기 힘든 음반 시장의 어려움을 반영, 출혈을 줄이고 기대감 높이는 효과 기대했기 때문이다.

왕년의 인기 찬양사역자들의 공연, 음반 발표도 잇따랐다. 김명식, 좋은 씨앗, 옹기장이, 민호기, 예수전도단, 러브 CCM 공연, CCM 슈퍼 콘서트 등이다.

CCLI 코리아 설립을 계기로 교회음악 저작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공짜주의에 빠진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교회음악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레이디 가가 공연에 대한 찬반 논쟁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2012년에는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크고 작은 공연들이 선보였다. 드라마교회의 ‘요나이야기’, ‘프라미스’, ‘마리아마리아’, ‘사슴의 발’ 등 여러 작품들이 공연됐다. 일반 공연에 비해 규모는 작아도 다양한 공연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몇몇 작품이외에는 두각을 보이거나 화제가 된 공연이 전무했다는게 흠이다.

‘사슴의 발’, 요나와 탕자이야기를 절묘하게 엮은 ‘아버지의 마음’, 록 뮤지컬 ‘THE ROCK’ 등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창작극들이 꾸준하게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창작자들이 그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나, 기독교 작품을 만드는 이들의 전문성 부재 역시 한 몫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빈 방 있습니까’,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언틸더데이’, ‘바울’, ‘예수와 함께 저녁식사’ 등 매년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 공연됐거나, 공연중이다.

하지만 몇몇 작품들은 횟수가 거듭될수록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검증된 작품이라 할지라도 매번 다른 감동과 다른 재미를 주기 위한 예술가들의 고민과 함께 한국교회의 재정적 후원이 절실한 때이다.

또한 몇몇 작품은 연장공연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과연 정말로 호응이 좋아서 연장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제작사 혹은 극단, 극장 측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연장된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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