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개혁연합 총회의 십자가 도보 순례 현장.

“주님 가신 길 따라 낮은 마음으로 한 걸음씩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를 원합니다.”

부활만을 강조하는 일부 한국교회 풍조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몸소 걸어가신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하며 그 길에 동참하고자 하는 ‘십자가 도보 순례’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개혁연합 총회(총회장 최래승 목사)는 지난 14-16일 사순절 고난주간을 기념하며 제4차 도보순례를 진행했다.

‘오직 예수님, 오직 십자가’를 주제로 시종일관 침묵기도를 드린 도보순례는 40킬로그램에 달하는 무거운 나무 십자가를 지고 매일 수십 킬로미터를 걷는 고난의 행군이다.

십자가 끝에 바퀴를 달아 앞으로 나아가기 쉽게 했다고 하더라도 죄악을 닮은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십자가 도보순례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잊고 오직 십자가와 예수님만을 묵상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합동개혁연합총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심 속에서 2007년부터 격년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힘겨운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백 명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는 데는 도보순례가 진행될 때마다 곳곳에서 놀라운 치유의 간증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심령이 치유 받고 고질병이 치료받는 등 가까운 이웃의 성령체험은 공동체를 더욱 단결케 하고 은혜로 새롭게 했다.

사순절 기간에 진행된 도보순례이니만큼 참가자들은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식사를 포기했다. 그나마 아침과 저녁만 챙길 수 있을 뿐 점심은 주먹밥 한 덩이로 끼니를 해결했다.

잠자리도 편안한 집을 떠나 경기도 시흥 영성수련원에서 묵으며 기도하고 찬송하고 서로의 은혜를 나누는 등 특별한 영적 성장의 기회로 삼았다.

이번으로 4차를 맞는 십자가 도보순례는 첫째날 삼성산 성지까지 이르는 20여 킬로미터를 걷고, 둘째날은 호조벌에 이르는 길을 기도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겨갔다. 마지막날인 셋째날에는 수양관을 출발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이르러 ‘속죄복음 세미나’에 참여함으로 2박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도보순례를 시작하며 드려진 개회예배는 장현 목사(운영총무)의 인도로 양희근 목사(실무총무)가 기도한 뒤 최래승 목사(총회장)가 빌립보서 2장5~8절을 본문으로 ‘십자가의 정신을 살리는 순례’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최래승 목사는 “우리가 죄악된 세상에 살면서 오직 주님, 오직 십자가만 따라야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도보순례에 참여하는 가운데 오직 십자가만 바람으로 주님의 대속하심을 묵상하고 그 고난의 길을 사모하는 은혜가 충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보순례를 마친 마지막날 진행된 속죄복음 세미나는 구광우 목사(생명의빛교회)가 강사로 나서 우리의 죄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성경에 나타는 모형을 토대로 설명했다.

구 목사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정결케 해야 할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행실”이라고 강조하며 “속죄복음을 깨닫게 되면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대해 더욱 폭넓고 깊게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동개혁연합 총회는 십자가 도보순례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금식성회를 격년으로 개최하며 공동체의 영성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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