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제년 규범이 무시되는 사회, 그리하여 가난한 이들의 숨통을 죄는 사회는 필연코 정의는 없고, 부자들만이 신나는 사회이다. 날품팔이 노동자이거나 소작인은 필연적으로 가난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빚을 지게 된다. 그리하여 가난한 이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여 면제년만큼은 빚을 독촉하지 말라고 한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축복과 저주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유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정녕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신 15:5).
사람들은 대체로 복을 개인적인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성경은 복을 공동체적인 것으로 여긴다. 내 주변에 굶주리는 자가 없고, 핍박받는 자가 없고, 탄식하는 자가 없으면 그들이 사는 땅이야말로 복을 받은 것이다. 이런 공동체적인 복 개념이 예언자들에게서는 하나님께서 직접 통치하시는 나라로 발전하게 되고, 예수에게 이르러서는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와 같다’고 비유로만 말씀하신다. 그 나라는 세상 나라들처럼 제도나 시스템 이전에 도덕적이고 영적인 ‘깨달음’에서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꼭 실현되어야 할 말씀 아니던가!
삼일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