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목레기.’ 세월호 참사 관련 신조어다. 목사와 쓰레기의 합성어다. 일부 목회자들의 세월호 참사 관련 망언들이 사회적인 비난이 되고 있다.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조광작 목사는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긴급임원회의에서 참석해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 천안함 사건으로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경건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애도하면서 지나갔는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발언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제주도 가면 안 되는가. 또 경주 불국사는 가난한 사람들만 가는 곳인가. 또 조 목사 발언과는 달리 천안함 사건 때도 조용하지 않았다. 온 국민들이 슬픔 속에서 애도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세월호 참사는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과 사고 초기 대응 실패, 관피아와 해피아 등 온갖 비리가 점철돼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많은 어린 생명들이 희생된 예고된 참사였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 것이다.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이때 기독교 목사라는 사람이 이 무슨 해괴한 망발인가.

조 목사의 또 다른 발언은 더욱 가관이다. 이날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눈물을 흘린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 또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백정인가. 나뿐만 아니라 눈물을 흘리지 않은 국민들은 모두 소나 돼지를 잡는 백정들인가.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발언과 관련한 그의 해명이다. 그는 논란이 된 발언과 관련, “친지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으로 여행하다 사고 나면 ‘기차 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듯, 바다 건너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다 사고가 나니 안타까운 마음에 목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이라고 했다. 또한 ‘백정’ 발언과 관련해서도 “소 잡는 백정들이 눈물 흘릴 일이 없듯이, 박 대통령의 눈물을 두고 문제 삼는 사람들은 국가를 소란스럽게 하는 용공분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고 밝혔다.

해명은 더욱 기가 찬다. 조 목사가 제 정신인가 싶을 정도다.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면피하고자 친지를 들먹이며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하고 있다. 친지가 사고가 났는데 그런 발언을 하는가. 그리고 친지와 가난한 사람들이 가는 경주 불국사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나.

백정 관련 발언에 대한 해명은 더욱 기가 막힌다. 대통령 눈물을 문제 삼는 사람들은 용공분자라고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도 지난 4월 27일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 정몽준씨 아들의 소위 ‘미개 발언’을 옹호했다고 한다. 오 목사는 “여러분 아시지만 한국은요 이번에 정몽준씨 아들이 (국민들은) 미개하다고 그랬잖아요.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 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희생자 유가족들이) 총리에게 (진도 방문했을 때) 물을 뿌리고 인정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치기 시작하는데”라고 발언했다.

일부 목회자들의 망언으로 한국교회와 기독교 전체가 정신 나간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다.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