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한다. 현충일이 있고 6.25도 있다. 매년 6.25가 되면, 아직도 그 날의 아픔과 분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온다.

하나의 민족이 남북으로 갈리어 서로의 심장에 총부리를 맞댔던 아픈 기억은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쉽사리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민족의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평화를 노래해야 한다. 특히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기도를 해 온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라도 더더욱 말할 나위도 없다.

이쯤에서 아쉬운 것은 교회와 통일, 교회와 민족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남북분단 이후 교회는 통일운동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다. 끊임없이 남북 교회간의 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통일을 위해 기도해 왔다.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에 남북의 대화와 교류에 물꼬를 트고, 남북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며 남북교류의 초석을 놓은 것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었다.

남북의 평화가 고조됐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교회는 민족을 위한 기도는 물론, 너나 할 것 없이 대북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당시 북을 돕겠다는 교회의 열기는 너무나 뜨거웠다.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고, 밀가루와 옷가지, 분유 등 생필품을 보내는 것은 물론, 병원을 세우고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단순히 물품을 지원하는 것만이 아니라, 민족과 나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긴장과 대립 속으로 급변하더니 급기야 인도적 대북 지원은 전면 중단됐다. 이러한 남북의 긴장과 대립 상태는 현 정부까지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 변화와 함께 한국교회의 대다수 대북지원 사업은 갈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을 벌었던 많은 단체들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가 됐고, 사업 방향을 북한이 아닌 제3세계로 틀고 있다. 심지어 모 단체의 경우에는 10억원 남짓의 모금액이 그대로 잔액으로 남은 채 몇 년을 사용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인도적 지원이 막힌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답답한 상황이 교회의 통일운동에 대한 무관심,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의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교회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줄었다. 교회마다 넘쳤던 평화통일에 대한 기도소리는 이제 거의 들리지 않는다. 6.25를 맞는 우리는 민족과 통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다시금 기울여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예장 통합피어선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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