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엄숙하고, 격식 갖추는 교회 겉모습 아이들에게 이질감
모델 만들어 벤치마킹 하도록 돕고, 재정적 지원 아끼지 말아야


“교회가기 싫어요. 게임하고 놀래요. 목사님 설교가 재미가 없어요.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만화책이 성경책보다 재미있어요. 여름성경학교 가기 싫어요”

철수(가명)가 요즘 부쩍 많이 하는 말이다. 철수가 한 번 때를 쓰면 엄마, 아빠도 쉽게 달랠 수 없다. 이번에는 다행히 피자 사준다고 무마시켰지만, 좀처럼 교회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철수를 어떻게 하면 교회에 잘 나갈 수 있게 만들지 부모의 걱정은 태산이다.

이처럼 요즘 어린이들은 교회에 흥미를 붙이지 못해 주일 오전 부모와 실랑이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부모들은 무턱대고 교회의 문턱을 넘도록 이끌고 있지만, 그 순간뿐이다. 그나마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교회에 출석하면 다행이지만, 주일성수 마저 지키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교회는 부모의 잘못된 교육, 어린이들의 산만한 태도 등을 이유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체되어 있는 한국교회의 형태를 지적하고 있다. 세상은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는데, 유독 한국교회만은 70~80년대 형태를 고수하고 있어 어린이들이 흥미를 잃는다는 주장이다.

앞서 철수의 말처럼 요즘 교회는 재미가 없고,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직 성경을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지만,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이니까 너희들도 무조건 이해하라”고 백번, 천번 설명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은 무엇을 이해하라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더욱이 어린이들에게 이해를 시키려면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설명을 해줘야 하지만, 마치 앵무새가 말을 따라하듯이 가르치기 때문에 따라오지 못한다.

이와 함께 최대한 엄숙하고, 격식을 갖추는 교회의 겉모습은 어린이들이 미쳐 하나님을 믿고 따르기 전에 먼저 무서운 곳, 조용히 해야 하는 곳, 발뒤꿈치 들고 다니는 곳 등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지레 겁먹게 한다. 가뜩이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특성상 교회는 자신들의 행동반경을 억압하는 답답한 공간으로 치부해 버리게 된다.

주일학교의 교육방식도 어린이들이 쉽게 교회를 떠나게 만들고 있다. 5살짜리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존의 주일학교에서는 틀에 박힌 교육방식으로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주일학교 교재로 가르치고, 찬송과 율동을 선보이는 것이 전부다. 간혹 영상을 통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돌리려는 노력을 해보지만, 뽀로로나 라바, 타요에 비하면 구닥다리 영상에 불과하다. 어른들이 봐도 유치한데 어린이들의 눈에는 어떨까.

따라서 한국교회는 주일학교 부흥을 위해서는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기존 주일학교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겨 ‘나 몰라라’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이끌 주역들인데, 한국교회가 손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선 한국교회 안에 주일학교 부흥운동이 되살아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일학교 학생 수가 감소한다는 충격적인 결과에 넋 놓고 있기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중점을 둬야 한다. 각종 캠페인이나 기도회를 통해 주일학교가 부흥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교단이나 연합기관에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서야 한다. 특히 각 교단은 예산책정에 있어 주일학교를 살리기 위한 재정마련에 골몰해야 한다. 교단적 차원에서 산하 교회들이 주일학교를 스스로 부흥시킬 수 있도록 체계적인 플랜을 짜야 한다. 더불어 주일학교 모범모델을 만들어 모든 교회가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만들고, 가능하면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주일학교 교사들의 자질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성경 읽어주고, 찬송과 율동만 선보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의 질문에 주저함이 없이 쉽고 빠르게 가르쳐 줄 수 있도록 성경에 대한 이해를 본인이 먼저 높여야 한다. 또한 어린이들이 흥미를 갖고 따라올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 간단한 예로 뽀로로나 라바, 타요 등의 인형을 활용해 성경을 쉽게 설명해주고, 찬송을 부를 때도 아이들이 직접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담임 목사도 단순히 설교만 신경 쓰지 말고, 어린이들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교회의 구조적인 변경을 시도해볼만 하다.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장난감을 사놓는다던가, 작은 놀이터, 혹은 작은 도서관 등을 구비해 아이들이 교회를 단순히 예배만 드리러 오는 곳이 아닌, 예배도 드리고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부모들도 자녀들을 무조건 교회로 출석시키기에만 집중하지 말고, 자녀가 왜 교회를 가기 싫어하는지 따져보고 해결책을 고심해야 한다. 누구보다 자녀들의 생각을 먼저 헤아려 주고, 아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한다. 특히 주일에만 교회를 가야한다는 모습에서 벗어나 평소에도 아이들이 교회와 친근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덧붙여 아이들이 온전히 자랄 수 있도록 가정에서 성경공부를 같이하고, 찬송과 율동을 함께 시도하는 것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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