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로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았지만, 그 사건이 우리 사회에 준 충격과 슬픔에 비해 원인이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의혹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진실은 점점 더 미궁 속에 빠져들고, 정부에 대한 불신만 깊어져 가고 있다.특히 유가족 및 다수의 국민이 요구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해 집권여당과 청와대가 완강히 버티고 있고, 일부 보수단체가 유가족을 비난하는가 하면 농성현장을 뒤엎는 등 극단적 모습을 보여 충격을 주었다. 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유가족들에게 두 번 못을 박는 ‘악마적 행태’라고 비난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정부나 공권력이 발표하는 것마다 극심한 불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는 질서가 무너졌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이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후, 이후의 대처과정과 수습과정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는 것에 기인한다.

‘불신풍조’는 22일 새벽 구원파 유병언씨로 보이는 사체가 발견됐다는 발표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정말로 유병언씨가 맞느냐?’라는 의심부터 하면서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는 지경으로까지 치달았다. 정부가 그 어떤 것을 발표하든 국민들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다.
한 인사는 “정부가 또 무슨 일을 꾸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한 이용자는 “유병언 변사체와 백골 건은 하루 온종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매우 독창적이고 참신하며 창의적이다”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발견했다는 사체가 유병언의 주검이 맞다면, 유병언은 자살할 사람이 아니다”며 타살의혹을 강하게 피력했다. A씨는 구원파 내에서 핵심적인 사업가로 활동하다가 유병언의 이단사이비 행태에 신물이 나 고 권신찬 목사와 결별한 인물이다.

그는 “유병언은 그 누구보다 심약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 누가 문제를 제기할라치면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내세울 정도로 심지가 굳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살한 만큼 심지가 굳지 못함과 동시에 그 욕심과 야망으로 가득한 인물이 자살했다고 한다면 그를 아는 사람들은 개가 웃을 일이라고 말한다”며 “나는 타살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보다는 내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구원파 내부의 이해관계가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났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외부의 타살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A씨는 또 “구원파 내부에 유병언을 대체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며 “이로 인해 내부가 유씨의 사망사실을 부인하면서 급격히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의심과 욕심이 많았던 유씨가 2인자나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기에 그를 대체할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분석이다.

유병언씨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구원파측에서도 시신의 부패상태와 평소 술을 전혀 하지 않은 유 전 회장의 시신 발견 당시 막걸리 등 술병이 흩어져 있었던 점 등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하고 “유 전 회장의 시신이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경찰이 시신 발견 후 한 달이나 지나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DNA 분석 결과가 최종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쇼셜네트워크에서는 유병언 씨 사체 발견에 대해 대부분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정부나 사법당국이 적절할 때 써먹었던 ‘국면전환용 카드’로 보고 있다. 또한 음모론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고, 정부에 대한 반감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수치상에 나오는 대통령 국정지지도 보다 실제로는 더 형편없는 대통령 여론조사 지지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22일 “박근혜 대통령님이 흘린 눈물은 국면전환용이었는가?”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공전 중인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 발표한 입장을 통해서다.                     
    
유병언 씨 사체발견 소식에 “또 무슨 일을 꾸미는지..?”
NCCK 박대통령에 직격탄 날리는 강도 높은 비난 성명

입장문에서 NCCK는 특별법 제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과 약속했던 사항이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NCCK는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그렇게 무리한 요구입니까? 사랑하는 자식과 부모, 형제를 허망하게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의 아픔과 한(恨)을 풀어주기 위해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라고 질타했다.

이어 NCCK는 “우리는 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렸던 대통령을 기억”한다며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최종 책임자로서 무능하게 단 한사람의 생명도 살리지 못한 애통함의 눈물입니까? 아니면 악어가 먹이를 씹으며 먹이의 죽음을 애도해 흘린다는 위선의 눈물입니까?”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에 대해 초강도로 비난하는 문구다.

NCCK의 성명은 이어진다. “그 눈물이 애통함의 눈물이라면 지금이라도 박근혜 정권은 가족대책위의 입장과 요구를 수용하여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무한책임을 다해야” 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침몰해 가는 대한민국을 구하고, 이런 참사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이다.

이어서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에게도 세월호 특별법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움직임에 대하여 조직적 세력의 개입을 의심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담긴 가족대책위의 뜻을 정확히 하고 “NCCK는 가족대책위와 뜻을 같이 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NCCK는 “오만한 새누리당과 무능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용 없는 국정조사는 가족대책위와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였”다며 “국정조사 특위는 새누리당의 대통령 감싸기를 비롯하여 오히려 진상규명이 잘 되지 못하도록 막는 추악한 행태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모 의원이 유가족들을 향해 ‘가만히 있으라’는 막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모 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이 마치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준비한 법안이기에 제정을 반대해야 한다는 허위 사실을 SNS(카카오톡)로 전달하는 등 특위 위원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막장 행동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조사가 잘 진행이 안 되는 책임을 새누리당에게만 돌리며 아무런 대안도 만들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NCCK의 최근 성명에서 여야를 향한 최강수의 비난 성명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조속 입법 TF팀’은 가족대책위가 원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은 보상 문제를 법안에 담아 세월호 특별법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례 입학, 의사상자 지정 문제 등보상의 문제는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상 문제를 특별법 안에 담음으로써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 운동의 근거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가족대책위가 요구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해서는 기존 사법체계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은 합리적인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진상조사가 투명하게 진행이 되기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해서는 여·야와 가족대책위가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NCCK는 “여·야는 더 이상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을 멈추십시오. 국민들에게 위임 받은 권한을 당리당략을 위해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촉구했다.

“깊은 슬픔과 고통 가운데 있는 가족대책위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한 국정조사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가족대책위와 3자 협의체를 구성하여 가족대책위의 입장과 요구가 담긴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것이다.

감리교와 기장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과 유가족 지지 동조단식 등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가운데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공식적으로 전 교인에게 ‘서명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세월호 침몰사고 감리교대책위원회‘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감리회관 본부교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회견에는 감리교 목회자로서 세월호 유가족이기도 한 박은희 전도사(화정교회)가 참석,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 유가족들의 입장을 전했다. 박 전도사는 유예은 양의 어머니로 세월호유가족대책위 대변인 유경근 씨가 남편이다.

박 전도사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 의사자 지정이나 특례입학 등 정치권에서 나온 얘기들을 유가족들이 한 것처럼 호도하며 유가족들의 가슴을 두 번 못 박고 있다”며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구축 뿐”이라고 밝혔다.

박 전도사는 또 “진실을 밝히자는 데 반대하면, 저희는 자연스럽게 ‘책임질 일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많은 종교에서도 함께해 주고 계시는데, 개신교나 감리회에서도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전용재 감독회장은 “우리 감리교회는 유가족들이 제안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감리교인들에게 특별법 제정 서명을 전국의 감리사들을 통해서 호소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 위로를 위한 기도회에 함께 했던 교단장들에게 소속 교단 교인들에게 특별법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 많은 교인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기를 요청했고, 조만간 교단장들 명의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임원들도 23일 오전 유가족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동조단식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내 4대 종단 내에서 개신교가 그 비중만큼 세월호 참사 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돼 개신교의 보수성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크리스천이기도 한 유가족 중 한 사람은 “개신교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연합 기관이나 교단이 너무 갈라져 있어서 그런 것도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