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요즘 대한민국 국민 중 상당수가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난다. 문제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쾌락만을 쫓는 비윤리적 행위에 있다. 사실 필리핀은 저렴한 가격으로 온갖 쾌락을 맛볼 수 있다. 골프도 즐길 수 있고, 여자와 하룻밤 풋사랑도 나눌 수 있다. 필리핀 여행을 맹목적으로 떠나는 것은 어찌보면 기생관광, 아니 섹스관광과 광란의 밤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필리핀을 다녀온 사람이면, 누구나 내뱉는 말이다.

아이러니하게 과거 7,80년대 일본의 남성들은 한국으로 기생관광을 왔다.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일본인들에게 치욕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속의 부하가 치밀어 오른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웃음을 팔았다. 당시 대한민국 화류계에 있던 여성중 상당수가 일본을 선호하며, 일본에 가지를 못해 안달이 날 정도였다.

슬픈 기억을 떨쳐버리기도 전에 일본인들이 한국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던 기생관광, 아니 섹스관광을 오늘 한국의 남성들이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일본 남성들이 그랬듯이 한국 남성들이 필리핀에서 남긴 것은 사생아와 도덕성을 상실한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이다.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서 버려지는 필리핀 한인 2세 코피노(Korean과 Filippino의 합성어로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지칭)에 대해서 집중보도했다. 방송을 시청하는 동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혹 아이들이 이 모습을 볼까봐 숨을 죽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했다.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여러 명의 여자와 동거하며, 여러 명의 아이를 낳은 비정한 아버지는 양육비를 줄 형편도 되지 못하면서, 마구 씨를 뿌린 것이다. 이 남성은 잠시 미쳤던 것 같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렇게 한국남성들이 버린 코피노는 1만 여명에 이른다. 여기에다 한국기독교의 일부 성직자들도 필리핀에서 기생관광을 즐기고 있다고 하니, 한국기독교의 윤리성과 도덕성은 땅에 곤두박질치고 있다. 심지어 한국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필리핀 여성을 소개해 주는 뚜쟁이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한국 남성들의 기생관광과 섹스관광으로 생겨난 코피노들을 후원하는 단체까지 생겨날 정도로 매우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필리핀의 인권단체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대한민국의 남성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필리핀의 깨어난 여성은 한국인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와, 자녀를 친부에게 넘기는 경우도 있다. 친부는 혹 가족들이 알까봐 몰래 친할머니에게 맡겨 끼우다가 들통 나 가정파탄을 일으킨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이런 드라마틱한 사실은 계층과 직업을 막론하고, 섹스관광 아니 기생관광을 즐기고 있다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남성들의 필리핀에서 윤리적, 도덕적 타락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성매매가 가능하고, 우월한 위치에서 필리핀 여성을 마음껏 농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치 않은 아이가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비단 직장인들만 도덕적 타락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적 능령이 없는 유학생들도 동참하고 있으며, 심지어 종교인들도 한 몫하고 있다. 종교인들이 부정한 아이들만을 지원하는 단체까지 생겨났을 정도니 할 말 다한 셈이다. 

문제는 필리핀 여인과 동거하며, 아이를 낳았지만 친부(한국인) 대부분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한국으로 도망치듯 나와, 나 몰라라 한다는 모습 속에서, 대한민국의 남성들의 도덕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것은 분명 인권유린이며,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의 여성들을 우롱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코피노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창주조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인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일순간의 사랑에 빠져 낳은 자식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만이 도덕적 타락으로 인해 잃어버린 대한민국 남성들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길이다./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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